국회 제1, 3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전당대회가 무르익고 있다. 한국당, 바른정당 등 우파 정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9년 만에 여야가 바뀌고 왜소해진 우파의 정파적 지위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당권 경쟁이다. 새롭게 선출되는 지도부는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생존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등 막중한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

단일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한국당은 오는 7월 3일 전당대회에 당 대표는 홍준표, 원유철 등 3인이, 최고위원은 8인이 경쟁을 벌이게 됐다. 집단지도체제를 선택한 바른정당은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지상욱, 김영우 의원 등 5명(기호순)의 후보가 6·26 당원대표자회의(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들은 지난 16일 TV토론으로 시작으로 17일 광주에서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이미 본격적인 전당대회 모드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경상남도 지사 출신인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대한민국 우파를 재건하겠다”며 전당대회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해 우파재건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홍 전 지사는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유한국당에 대해 “한 줌도 안 되는 기득권에 숨어 자기 살 궁리만 했다. 선거 마지막까지도 서로를 헐뜯으며 싸우기에 급급했다”며 “국정이 무너지고 파탄의 지경이 올 때까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고 아무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제1야당으로 바뀐 자유한국당이 대선 패배 이후 정국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사실상의 식물정당으로 전락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당이 기능이 마비됐는데도 의원직 유지에만 관심이 있고, 계파 간 분열 양상은 더욱 심화하는 추태를 보여왔다.

그동안 당권을 두고 집안싸움을 벌이던 우파정당이 사분오열돼 적전 분열한 모습이다. 비상시국에서도 정신을 못 차리고 지리멸렬한 우파정당은 ‘최순실’이 빚은 국정 마비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방황해 왔다.

지난 5·9대선은 국정 실패의 책임을 박 대통령뿐 아니라 그 아래에서 공천을 받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도 묻고 있다. 국민은 박 대통령만 탄핵한 것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의원에게도 탄핵한 거나 다름없다. 이제 자유한국당은 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해준 대구·경북(TK) 지역민들의 성원을 생각해서라도 전대를 통해 확실히 환골탈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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