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성 복원 사업 탄력
백제·신라 축조방식 비교 기대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일원에서 대가야시대 궁성터로 추정되는 해자와 토성이 발견된 발굴현장.
경북 고령군에서 대가야시대 궁성임을 뒷받침하는 해자와 토성이 발견되면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가야사 복원과 연구를 지시한 직후 공교롭게도 대가야시대의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인 해자와 토성이 발견되면서 복원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재단법인 가온문화재연구원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고령군 대가야읍 연조리 일원을 발굴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가야 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해자(垓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16일 오후 2시부터 곽용환 고령군수를 비롯한 박정현 경북도의원, 신종환 대가야박물관장, 이영희 고령군의회의장과 의원, 김창억 고령군노인회장과 회원, 지역주민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관계자들은 대가야시대 궁성 터가 발견된데 대해 큰 관심을 보이며 향후 발굴 경과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정상석 가온문화재연구원 원장은 “성벽 밖에서 적으로부터 침입을 막기 위해 안팎모두 4중 구조의 형태로 해자와 토성이 축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이는 좁은 성곽의 허점을 보안하기 위해 적이 접근하기 어렵게 파 놓았으며, 토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돌 등의 구조가 해자의 물 흐름을 원활하도록 해놓은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또 “토성은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서 좁아지는 형태로 추정되며, 성벽 하단부의 폭은 5m 안팎이며, 조사구역 바깥으로 토성의 성토 범위가 이어지고 있어 성벽의 폭은 이보다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발굴 조사에서 확인된 해자는 깊이 1.5m, 폭 7m, 길이 16m 정도로 남아있었으며, 구릉의 경사면을 내려오면서 굴착한 형태이다.

또한 토성 축조과정에서 섞여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단경호와 토기편 등 대가야 토기와 함께, 대가야 기와가 성벽 보강토(속칭 생토)내에서 다수 출토됐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해자 및 토성 등의 유구는 예로부터 대가야의 궁성지로 전해왔고, 2000년에는 대벽건물까지 확인 된 점에서 충분히 대가야의 궁성유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죽은 자들의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지산동고분군(사적 79호)와 유사시 피난하는 배후대피성인 주산성(사적 61호)에 더한 그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궁성지가 확인됨으로써 대가야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기단부에 돌을 쌓고 판축상으로 뒷채움하는 토목건축 방식을 통해 백제나 신라의 궁성지 토성 축조방식과 비교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보인다.

고령군과 문화재 전문가 등은 대가야의 옛 도읍지로 인식돼 온 고령군 대가야읍에서 이 같은 궁성 터가 발견된 것은 향후 가야사 연구·복원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을 내놓고 있다.


권오항 기자
권오항 기자 koh@kyongbuk.com

고령, 성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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