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자체 대책 수립···예비비 투입·소방차 등 동원 급수
농민들, 절박한 심정 호소···30년 만에 기우제 지내기도

가뭄으로 인근 레미콘 차량을 이용해 논에 물을 대고 있는 모습
속보=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뭄에 때 이른 폭염까지 들판과 함께 농민들의 마음마저 타들어 가자 경북 각 시군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오후 3시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마을 온도계는 34도를 가리켰다.

가뭄으로 갈라진 논 주위로 1시간 마다 레미콘 차량에서 물을 부었지만 농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따가운 햇빛 하나 가릴 수 없는 땡볕에서 이 마을 주민 박정호(66)씨와 고종진(68)씨는 절박한 심정으로 논을 지켰다.

박 씨는 “35년 만의 큰 가뭄이라서 오늘 30여 년 만에 기우제도 다시 지냈다”며 “오늘 물을 대도 내일이면 또 걱정 해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가뭄이 이처럼 심각해지자 칠곡군도 가뭄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칠곡군은 6월 현재까지 내린 비가 143㎜로 평년300.1㎜의 47.7% 수준이고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저수율도 54.9%로 저수율이 계속 하락해 사전 가뭄대책비 6천만 원과 예비비 8억4천만 원을 긴급 투입했다.

또 한발대비 용수개발 7천만 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2억 원을 추가로 확보해 암반관정 개발, 하천굴착, 간이양수장 설치, 저수지 준설 등 가뭄대책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지난 16일에는 가뭄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직원들과 함께 가뭄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하천수 고갈 등 용수 확보가 어려운 동명·가산 골짝지역엔 소방차 및 산불진화차량을 동원해 가뭄에 전방위로 대처하고 있다.
“비 좀 내리게 해주세요” 19일 경북 칠곡군 동명면 매봉산 정상에서 주민 대표 10여명이 비를 내리게 해달라며 기우제를 올리고 있다. 칠곡지역에는 올해 강우량이 평년의 절반에 못 미치는 143mm에 그쳐 논밭이 타들어 가고 있다. 연합
이 같은 가뭄 대책은 경북 곳곳에서 이어졌다.

안동시와 한국농어촌공사 안동지사는 2020년 준공 예정인 ‘안동 북부지구 다목적 용수개발사업’일부구간을 19일부터 임시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임시가동으로 용수간선 공사가 완료된 와룡면 가구리 등 7개리에 9.8㎞ 용수간선을 통해 하루 2만t의 농업용수가 공급되며 110㏊ 메마른 농경지를 해갈하게 된다.

가동비용은 안동시와 농어촌공사 안동지사가 공동 부담해 가뭄이 해소될 때까지 용수를 공급한다.

전력사용료와 임시용수관로 설치비 5천만 원은 안동시가 부담하고, 가동 인건비는 농어촌공사 안동지사가 부담하는 기관협력 사업으로 추진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계곡 물까지 멈춘 김천시도 가뭄 극복을 위해 예비비 2억8천만 원을 긴급 투입한다.

시는 이 돈으로 암반관정 개발 3개소와 급·배수관로 설치공사 1개소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계곡 물을 이용하다 고갈로 인해 식수난을 겪는 대덕면 추량리 재 지하수 개발에 성공해 전문 수질검사 적합 판정 시 주민들에게 신속히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김천시 상·하수도과는 가뭄 장기화로 225개소 마을 상수도 급수지역의 물 부족에 대비해 급수차 운행 등 24시간 급수 민원 처리를 위한 비상급수대책반 등 단계별 가뭄대비 비상 대책을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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