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진 안동시의회 의장

안동시의회와 안동시민은 편협한 지역이기주의를 내세워 길안천 취수를 반대할 생각은 없다. 지난날 안동은 안동·임하댐 건설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직간접적인 막대한 피해를 예상하면서도 대승적 차원에서 댐 건설을 용인한 바 있다.

그리고 임하댐 도수터널을 이용해 포항·영천 지역의 생·공용수 공급과 금호강 유지수 공급에 대해서도 수자원의 공동이용이라는 대국적 견지에서 정부정책을 겸허히 수용했다. 뿐만 아니라, 안동시민이 극렬히 반대해 온 길안댐 건설의 대안으로 성덕댐 직접 취수를 전제로 성덕댐 건설을 승인했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는 성덕댐 착공 후 6년이 지난 2012년에 성덕댐 기본계획을 변경해 길안천 취수라는 속셈을 드러냈다. 성덕댐에서 직접 취수한다는 당초 계획을 뒤집고, 성덕댐 하류 30㎞ 지점에서 길안천 물을 직접 취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꼼수를 드러낸 것이다.

성덕댐 전체 유역면적은 41.3 ㎢로 길안천 전체 유역면적 522.4 ㎢의 8%에 불과하다. 이는 8%의 면적에 물을 모아 나머지 92%에 해당하는 지역의 수리권을 장악하겠다는 의도이다.

현재 임하댐에서는 도수로를 이용해 1일 40만7천 t의 물을 취수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1일 평균 21만7천 t을 취수하고 있다. 애초 목표량의 53%를 취수하는 상황인데도, 길안천에서 1일 4만여 t을 더 취수하겠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길안천 물이 아니더라도 안동댐과 임하댐의 물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취수 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자원공사가 길안천 취수를 하겠다는 것은 성덕댐 건설이 처음부터 수자원 확보를 빌미로 토목공사를 목적으로 건설되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길안천 취수는 결국 수자원공사의 부도덕성과 기만성을 감추기 위한 억지 수단에 불과하다.

안동시가 한경대학교에 의뢰해 실시한 ‘길안천 취수에 따른 하류영향 검증용역’에서도 ‘취수가 이루어지면 하류의 수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길안천은 17만 안동시민과 의성, 예천, 경북도청 신도시 등에 식수를 공급하는 생명의 강이자 젖줄이다. 길안천은 출향 인사를 포함한 범 50만 안동인의 가슴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는 추억의 강이다. 또 경북도민의 강이며, 대한민국의 강으로 앞으로도 영원히 흘러야 할 역사의 강이다.

수자원공사는 길안천 주변 길안면, 임하면 주민들에게만 몇 가지 지원 사업을 빌미로 동의를 얻어 내 이를 마치 모든 민원이 해소된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길안천 취수 관련 민원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민원은 수자원공사가 취수를 포기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수자원 정책도 일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자원공사도 양과 토목공사 우위의 정책에서 수자원의 질과 자연 생태적 보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때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길안천 취수와 관련해 경북도에 행정심판을 청구한 상태다. 길안천을 안동시민이 갈망하는 것처럼 영원히 흐를 수 있게 현명한 판단을 해 줄 것을 간곡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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