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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절박함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협치다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등록일 2017년06월25일 15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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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세상에는 길을 가 본 자와 가보지 않은 자가 있다. 같은 길의 목표지점까지 가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가 본 자는 진실을 접했을 경우가 많고 가보지 못한 자는 자칫 환상을 가질 수가 있다. 가 본 자의 진실이 전부 옳다고 할 수 없고, 가 보지 않은 자의 환상이 전부 진실과 다르다고 할 수도 없다. 


옛말에 ‘서울에 가본 사람보다 가보지 않은 사람이 서울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실체와 환상의 괴리일 수도 있다.

민주화 과정을 거쳐 오면서 숱한 경험을 해온 우리다. 운동권으로 대변되는 민주화 투쟁에 얼마나 발을 담그고 기여했는가에 따라 사회적인 평가도 뒤따른다.

선봉에 서서 행동을 했거나 이념적인 토대를 마련한 이론가가 가 본 자 그룹에 속한다. 민주화 과정이 이들에 의해 주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길을 가본 사람들이다. 그들 중 어떤 이는 정치인이 되고 아니면 노동운동 등 현장 속으로 갔다. 정치인에겐 명분과 소신이 있다. 개인의 생각이 정당이란 집단에 함몰되는 부작용도 만만찮다.

어느 정당 소속이던 정치에 입문한 동기가 순수해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신념을 가졌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 애초부터 명예와 출세욕으로 시작했는지 아니면 성장 과정에서 상실됐는지 되짚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주화 과정에서 진보정당이 야당에서 여당이 됐을 때 그들은 그토록 소망했던 사회발전을 위한 개혁에 동참했는가에 대해 자문을 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해 왔듯이 그들은 타도 대상으로 여겨왔던 보수정당과 다름없는 여당이었다. 정권 쟁취는 개인과 집단 이익의 도구였다. 사회적 이상향을 실천하는 곳이 아니라 그동안 보수당이 누렸던 특혜에 자신들도 빠르게 함몰돼 갔다. 그것은 이념지향이 희박했거나 애초 내가 누리고 싶었던 특혜를 다른 집단이 차지하고 있다는 시기심에 의한 분노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한 결과다.

이들은 북유럽 등 서구의 정치인과 같이 특혜가 없고 순수봉사만 해야 한다면 과연 몇 명이 정치를 계속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정치인에겐 가 본 자와 가보지 않은 자들이 공존한다. 김영삼·김대중 등 민주화의 길을 걸었던 대통령과 그 길에 동참하지 못해 부채의식을 가졌던 노무현 대통령을 경험했다. 또 근대화의 길을 걸어왔던 이명박 전 대통령과 최초의 여성 대통령도 겪어봤다. 이들 중 그 누구도 뒷모습이 아름답지 못했고 국민 모두의 박수를 받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회 개혁의 길을 걸어왔다. 촛불민심 계승 적임자라는 판단으로 대통령이 됐다. 그래서 국민이 바라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초반 지지율이 높다고 우쭐해 할 일이 아니다. 전 정부에 대한 실망감 워낙 커 반사심리가 많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상대의 실수에 편승하기보다 진정으로 국가발전을 위한 대안제시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벌써 후보 시절 천명했던 인사원칙을 첫 단추부터 똑바로 끼우지 못하고 있다. 능력이 있고 새 정부 정치철학을 충실히 수행할 적임자이기 때문에 그냥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내가 절박하면 상대도 절박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 진정 그 사람들이 필요하면 허물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이것이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협력통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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