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오카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
고급화 전략·젊은층 입맛에 맞게 생산 전환해 시장 공략

후쿠오카에 위치한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일반적인 양조장과 달리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양조장은 쌀을 공급받기 쉽고 물 품질을 골려해 외곽 지역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반대다. 양조장을 상징하는 흰벽과 삼나무 잎을 꼽아서 공모양으로 만든 스키타마(입구 위에 걸린 공모양)가 없으면 양조장으로 보기 힘들다.
식습관 변화로 쌀소비가 급감하면서 대안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쌀소비를 증가하기 위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전통주 산업이다.

일본도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중앙 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나서고 있다.

일본 지방정부는 전통주를 활용한 관광지 개발을 통해 전통주 활성화를 돕고 있다.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곳과 함께 자체적으로 자신만의 특징을 살려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는 곳도 존재한다.

후쿠오카의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자신들의 전통과 특징을 살려 새로운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편집자 주>

△생산자들이 느끼는 일본 전통주 시장 침체

우리 전통주 시장과 비슷하게 일본 전통주 시장도 침체기를 겪어왔다.

맥주를 필두로 다양한 외래주가 시장을 잠식했으며 전통주를 다소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젊은층의 외면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현재 일본 정부도 전통주 산업이 농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 수출지원 등 지원책을 내 놓고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침체기는 벗어났다는 것이 자체 평가다.

하지만 일선 양조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활성화는 간격이 있다.

후쿠오카에 위치한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다. 양조장은 쌀을 공급받기 쉽고 물 품질을 골려해 외곽 지역에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반대다. 양조장 앞은 큰 대로가 있으며 옆으로 고가도가 지나가는 등 도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130년이 넘는 건물로 건물문화재로 등록돼 있다.
하카타 햐쿠넨구라의 이사쿠라 토시마사 대표도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는 전통주 판매량이 30년간 꾸준히 감소했다고 전했다.

현재 생산량은 30~40년 전 최고 매출과 비교하면 30%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사쿠라 대표는 시대 변화도 있지만 제도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1995년부터 술 판매와 관련한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 왔다.

당국에 허가를 받아 주 중에 따라 술을 팔 수 있도록 정해 놨다.

규제 완화 이후 주종에 관계없이 술을 팔 수 있도록 자유화 됐으며 전통주만 판매하는 상점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자연히 판로가 축소됐으며 소비 감소로 이어졌다.

소비 감소로 전국 체인망을 갖춘 편의점이나 마트 등과의 거래가 힘들어 질 수밖에 없었다.

가격 및 납기기일을 맞추기 힘들고 대형 판매점이 원하는 생산량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쿠라 대표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소비자들이 오히려 불편할 수 있는 만큼 전통주 양조장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전통주 양조장의 전형. 일본 전통주 양조장은 붉은 벽돌 굴뚝에 벽면이 흰색인 것이 특징이다. 어느 양조장이나 기본적으로 이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밖에서 볼때 어느 곳이 양조장인지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유대감 확대와 변화를 통한 재도약

사정이 이렇다보니 변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시쿠라 대표은 전통주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그 방법을 찾았다.

또한 마셔보지도 않고 전통주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젊은층들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데 주력했다.

이에 따라 10여년 전부터 양조장 한편에 식당을 만들었다.

우리의 반주문화와 같이 식사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통주를 마실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렇다고 전통주만을 고집하지 않고 맥주와 와인 등 다른 술도 함께 마실 수 있도록 배려했다.

배려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비교해서 마실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한번 전통주를 마셔보면 맛을 알게 돼 다시 찾는 재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등 호응이 높아졌다.

월 3천여병이 판매되는데 재구입 하는 경우가 70%에 이른다고 전했다.

변화하는 젊은 층의 기호에 맞게 차가운 사케 중심으로 생산 방향을 바꾼 것도 재구입이 높아지는데 영향을 미쳤다.

이와 함께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 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시쿠라 대표는 전통주 시장 자체가 고급화 전략과 잘 어울린다고 분석했다.

후쿠오카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 대표인 이사쿠라 토시마사. 그는 한국에 관심이 많으며 한국에서 주류 사업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옛것을 귀중히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인다는 자세로 양조장을 운영하고 있다.
단가가 다소 높은 만큼 그 이상의 문화를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을 주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공항 면세점과 백화점을 중심으로 판로가 늘어나는 것도 고급화 전략이 통하는 하나의 증거로 꼽힌다.

양조장이 시내에 위치하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소비자와 가깝다는 장점도 집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시내에 위치하다 보니 인근 주민들과 가깝게 지낼 수밖에 없는 만큼 딱딱한 양조장이 아닌 교류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았다.

콘서트 장도 만들고 결혼식도 열릴 수 있도록 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하나로 꼽힌다.

여기에 직판장과 전시장, 시음장을 만들어 소비자는 물론 관광객들이 쉽게 다가 갈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결과 술을 먹지 않더라도 양조장을 찾게 되며 이후 자연스럽게 전통주에 대한 선입견을 줄어드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지난 2011년 10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3개월 간 휴업했으나 다시 문을 열자 인근 주민들부터 양조장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 밀었다.

양조장이 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관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사쿠라 토시마사 대표는 “화재 당시 주변 분들이 많이 찾아 큰 도움이 됐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며 “단순히 술을 파는 것이 아닌 문화를 먼저 만들어 교류하고 서로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시내 양조장 하카타 햐쿠넨구라

일반적으로 양조장은 도심과는 거리가 떨어져 형성되는 경향이 강하다.

전통주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쌀을 공급받기 편하고 물이 좋아야 술 맛이 좋다는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정 관점을 깨는 양조장이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이다.

10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는 이 양조장은 후쿠오카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하카타 역에서 차로 불과 10여 분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이 양조장 앞은 편도 3차선 도로가 있으며 그 옆으로 고가 도로가 위치해 있고 뒷편으로는 고등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하카타 햐쿠넨구라 양조장은 지은 지 150년 가까이 된 건물로 건물 문화재로 등록 돼 있으며 현재와 과거 공조하는 공간으로 꼽힌다.

하카타 햐쿠넨구라는 지난 1871년 처음 일본주 업체로 등록한 뒤 전통주를 만들고 있다.

농지개혁 이후 자체적으로 쌀을 생산하지 않고 구입해서 쓰고 있으며 연간 16t정도를 사용한다.

일본 다른 양조장과 같이 후쿠호카에서 생산되는 전통주 제조를 위한 전용쌀 100%를 주 원료로 전통주를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은 80㎘이며 1.8ℓ 4만여병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량 후쿠오카에서 판매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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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관식 기자 yks@kyongbuk.com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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