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경북문화포럼’ 2일차 프로그램인 유적지 답사 행사 참가자들이 양북면에 위치한 감은사지을 둘러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2017경북문화포럼’ 2일 차 행사가 지난 23일 감은사지, 사천왕사지, 황룡사지 등 경주지역 주요 호국사찰에서 이뤄졌다.

전 경주대 강사 최민희 씨의 안내로 진행된 이 날 답사에는 경주지역 문화유산해설사, 관계 공무원, 일반시민 등 50여 명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특히 ‘삼국통일의 꿈을 이룬 황룡사와 신라의 호국사찰’을 주제로 전날 열린 ‘2017경북문화포럼’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그동안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신라불교와 호국사찰의 특징 등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해소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최민희 씨는 양북면에 위치한 감은사지를 시작으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유적지 세 곳을 답사하며, 깊이 있는 지식을 특유의 재미있는 입담으로 풀어가면서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국보 제112호인 삼층석탑이 있는 감은사지에서는 통일신라시대 기본적인 사찰구조에 대한 설명으로 답사를 시작했다.

그 시기에는 입구의 문인 중문과 회랑이 있고 이어 탑지가 있으며, 제일 중심에는 금칠이 돼 있는 사람의 모습, 즉 부처님을 모시는 집인 금당이 있고, 금당 뒤에는 강당이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층석탑에 대해서는 상하기단과 탑신부에 우주와 탱주를 표현한 것, 낙수면이 경사를 이룬 것 등에서 목조건축양식이 보이며, 층단을 이루고 있는 받침에서는 전조탑파양식의 흔적이 보이는 통일신라 초기 3층석탑을 대표한다고 했다.

감은사지 답사를 마친 일행은 낭산 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사천왕사지를 찾아, 사청왕사지 배치와 금당지 초석 배치, 그리고 목탑지, 주초석, 당간 등에 대해 알아봤다.

특히 답사 참가자들은 머리 부분이 없어진 거북모양의 비석 받침돌과 강당터 등 일부 유적이 일제 강점기에 철로를 내면서 파괴된 호국염원이 깃든 사천왕사지를 다시 한번 둘러보는 소중한 시간을 갖기도 했다.

또한 참가자들은 최민희 씨가 미리 준비해 온 사천왕사 주초석과 당간 등의 구성도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서 흔적이 남아 있는 실물과 비교하는 등 높은 열의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들른 황룡사에서는 그동안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호국사찰인 황룡사의 가람은 남문-중문-목탑-중금당-강당을 남북으로 일직선상에 두고, 중금당 좌우에 동서금당을 탑 전방좌우에 종루와 경루를 대칭되게 배치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당에는 장육존상과 두 보살상을 모시면서 새로 지었고, 동서금당에는 삼존불과 탱화를 모셨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높이가 약 80m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황룡사 9층 목탑의 규모는 한 변의 길이가 약 22m인 정방형의 형태로 기단에는 1개의 심초석과 64개의 초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초석은 두께가 128cm에 이르는 화강암으로 무게는 약 30t이며, 심초석 안에 마련된 사리공은 외곽에 두 줄의 홈을 돌려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경북문화포럼에 참가하고 있다는 이덕희(80·용강동) 씨는 “매년 새로운 주제로 열리고 있는 경북문화포럼을 통해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를 좀 더 체계적으로 알아가고 있다”면서 “포럼과 답사 참가를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깊이 있는 지식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돼 벌써 내년 경북문화포럼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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