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앉아 잠시 조는 사이

소나기 한줄기 지났나 보다

차가 갑자기 분 물이 무서워

머뭇거리는 동구 앞

허연 허벅지를 내놓은 젊은 아낙

철벙대며 물을 건너고

산뜻하게 머리를 감은 버드나무가

비릿한 살냄새를 풍기고 있다.





감상) 한 차례 소나기가 지나가면 동네 뒤 방죽 길로 올라가 분 물을 구경 하곤했다. 잠시 내린 비가 어떻게 그리 많은 강물로 불어날 수 있는지 너무나 신기해서 어마에게 묻고 또 묻곤했다. 엄마는 그 때마다 대답은 안 하고 깊은 눈으로 그 강물만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내 딸이 나에게 똑같이 물었을 때 나도 그렇게 했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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