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포항시 흥해읍 중심가에는 조상들의 삶과 얼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영일민속박물관 ‘제남헌’입니다.

1991년에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50호로 지정이 된 제남헌은 당시 조선시대 흥해군 관리들이 업무를 처리하던 관청이었습니다. 흥해읍성(興海邑城) 중심에 자리 잡고 있던 건물로 흥해읍성과 관아 건물은 일제 강점기 때 모두 헐리고 이 건물만 복원되어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제남헌은 정면 7칸, 측면 3칸 규모의 일자형 평면을 갖추었으며 지붕은 목재를 사용한 기와 건물로 팔작지붕을 하고 있습니다. 공포는 조선 말의 양식으로 꽃 모양의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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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남헌 (濟南軒)


제남헌은 1952년에 흥해읍 사무소 자리로 옮겨 읍·회의실로 사용되다가 1976년에 원래의 자리로 이전했으며. 현재는 경상북도 향토역사관으로 지정된 영일민속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영일민속박물관은 경상북도 문화재 연구원에서 제남헌을 수리해 지어진 민속박물관입니다. 1983년에 개관했으며 2년 뒤인 1985년에 제 2전시실을 신축했습니다. 전시실에는 토기류, 의관류, 베틀·토기항아리·디딜방아 등 생활용구류들, 농·어업 기계류 등과 함께 고서적류 등 4,600여 점의 민속자료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야외에는 보호수로 600년 된 회화나무를 비롯해 초가와 연자방아, 그리고 척화비, 기념비 등 다양한 비석들을 설치 해 두었으며 군단위의 민속박물관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준박물관 지정이 되었습니다.

제남헌은 예부터 조상들이 사용하던 고유의 유적으로 포항시의 향토문화형성 과정을 엿 볼 수 있으며 교육 공간으로도 그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원래의 형태를 많이 잃어버렸지만, 유구가 많지 않은 귀한 동헌건물 중 하나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향토문화의 옛 정취를 알 수 있는 문화공간이자 교육의 장이며 우리가 보호하고 아껴야 할 귀중한 유산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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