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도 고요하면
거울이 된다

불의를 거부하는
냉정한 칼날도
거울이 된다

그러나 흙탕물에 돌을 던지면
성난 흙탕물은 소용돌이가 되고
함부로 쓰는 칼날은
피투성이가 된다




감상) 폭염의 나날이다 기다리는 비는 오지 않고 아들은 겪지 않아도 될 치욕을 경험했다 한다. 없는 강물에 파문이 일고 바닥이 솟구쳐 검은 물이 출렁인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는 말이 아무 위로가 되지 않는 여름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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