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새 당 대표로 지난 19대 대선에서 패배한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3일 선출됐다. 자유한국당의 새 최고위원으로는 이철우(경북 김천·3선), 류여해(서울시 당협위 운영위원장), 김태흠(충남 보령서천·재선), 이재만(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 후보가 최종 선출됐다. 청년 최고위원으로는 이재영 전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 전대의 백미는 일반 최고위원 중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된 류여해(44) 수석부대변인이다. 지난 3월 말 입당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지도부에 입성했다. 류 최고위원은 총 2만4천323표를 얻어 이철우 최고위원(3만2천787표)에 이어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당의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전당대회 이후가 중요하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친박계의 홍 대표 흔들기라는 게 당 내외의 우려다. 최고위원 구성이 친홍·친박이 골고루 섞인 까닭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을 쥐기 위한 계파 싸움이 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으로 새로운 당의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다. 전당대회 효과는 이날 하루가 고작이다. 환골탈태해서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나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환부를 도려낼 수 있는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비전이나 희망은 보여줘야 한다. 전면 혁신이 절박하다. 홍 대표 본인부터 달라져야 한다. ‘대표’ 권한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홍 대표가 차기 대권 후보의 꿈을 가지고 당을 운영한다면 자유한국당의 미래는 절대 밝지 않다. 사즉생(死則生) 실천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요즘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당직자들조차 보수가 뭔지 보수가 어떻게 살 수 있는지 회의적이다. 우선 야당의 존재 가치는 정부의 견제다. 문재인 정부를 명확하고 치밀한 논리를 통해 견제해야 한다. 부패를 추방해야 한다. 성장, 공동체 등 보수의 이념을 재정립하고, 그런 인재의 발굴·양성에도 진력해야 한다. 당장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경북·대구가 아닌 전국 시도에서 이기는 지방선거를 치러내야 한다. 바른정당과의 재통합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3일 발표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새 지도부 구성에는 경북·대구지역 인사들이 많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홍 대표와 3선의 이철우 의원, 이재만 대구 동을 당협위원장이 모두 당선됐다.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와 검사 시절 대구에 가서 국회의원 하고 싶다는 말을, 국회의원 시절에는 대구시장이 꿈이라고 사석에서 말한 적이 있을 정도로 대구가 그에겐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서라도 경북도 대구시 주민들의 애정이 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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