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읍 자택·대지 일체
기부자 명의 장학금 전달

자택과 대지 등 1억4천만 원 상당을 경일대에 기부키로한 언어청각 장애인 부부(신기환 씨와 부인 송춘영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경일대 제공.
대학 내 학생회관의 두 평 남짓한 공간에서 20여 년 동안 열쇠수리점을 해 온 장애인 부부가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집(1억4천여 만 원 상당)을 경일대(총장 정현태)에 기부키로 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언어·청각장애 1급인 신기환 씨는 지난 1994년 경일대가 대구 효목동에서 경산캠퍼스로 이전하던 해부터 대학 측의 배려로 임대료 없이 학생회관 내에 열쇠수리점을 열어 23년간 신 씨는 경일대에서 열쇠와 도장 제작을 해오면서 가정을 이루고, 소박하지만 행복한 삶을 가꿀 수 있었다.

그런 신기환 씨는 올해 초 대학본부를 찾아와 자신이 현재 거주 중인 경산시 하양읍 자택(건물면적 51.52㎡)과 대지(180㎡) 일체를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시지가 기준으로 건물은 6천700만 원이고, 대지는 6천900만 원에 달해 총 1억3천600만 원 정도이다.

자원봉사자의 영상수화를 통해 신 씨는 “경일대의 배려가 없었으면 장애인 신분으로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며 “가진 자산이라고는 집이 전부이지만 20년 간 경일대에서 받은 사랑이 집보다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청년취업이 다들 어렵다고 말하는데, 우리 경일대 학생들만큼은 어려운 일을 척척 해결하는 만능열쇠 같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일대는 기부자 신 씨의 뜻대로 부동산 기부채납 절차를 완료하되, 본인 희망기간까지 무상으로 지금처럼 자택에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기부자 명의의 장학금을 신설해 매 학기 학생을 선발해 지급하고 부부 무료 건강검진, 사회복지 명예학사학위 수여 등으로 예우키로 했다.

정현태 경일대 총장은 “장애인을 비롯해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고 보호하는 것 역시 대학의 책무다. 기부한 자산은 학생행복을 위해 사용될 것이며, 기부자의 생활도 불편함이 없도록 대학이 나서서 적극 지원·보호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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