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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문하 경북도의원·시인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절반이라는 어떤 지점과 한순간을 건너고 또 만나야 한다. 스포츠 경기에도 전·후반전이 있고 긴 코스를 달려야 하는 마라톤 역시 어김없이 반환점을 통과해야만 결승선에 당도 할 수 있다.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우리 모두도 상반기를 보내고 하반기를 맞이해야만 일 년이 끝나는 것이다.

붉은 대장 닭의 해 2017년도 예외 없이 신록의 7월이 왔다.

우리는 해마다 한해를 시작하면서 교수신문이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라는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들을 만나게 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올해의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이다.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라는 뜻이다.

2천 년 중국왕조시대 최고의 현군으로 당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끈 당 태종은 그의 신하들과 대화를 정리한 책 “정관정요(貞觀政要)”를 남기고 있다.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 청나라의 강희제, 조선의 영조가 즐겨 읽은 통치의 교과서로 불리는 책이기도 하다.

잘 아는 바와 같이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가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각각 ‘동성상응(同聲相應)’과 ‘무한불성(無汗不成)’이다. 같은 소리끼리는 서로 응하며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구한다는 뜻의 동성상응은 동류끼리는 서로 기맥이 통하여 자연스럽게 의기투합 된다는 의미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 시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새로운 포항건설을 이룩하자는 의미가 아닌가 싶다.

더불어 포항시의회의 무한불성은 말 그대로 땀을 흘리지 않고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뜻으로 자신의 노력 없이 그냥 얻어지는 대가는 없다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진리를 슬로건화 하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땀 흘리고 열심히 일하여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기쁨과 아픔을 함께하겠다는 표현으로 해석할 수 있을 법하다.

우리 경상북도의회는 올 한해 특별히 사자성어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이 말은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온갖 것을 이롭게 하고 다 받아들이면서 서로 다투지 않고 장애물이 있으면 돌아가며 끝없이 낮은 곳으로만 흐른다. 서두르지 않고 겸손한 모습으로 도민들에게 신뢰받는 의회의 모습을 구현하는 단어로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신록의 푸름과 함께 하반기가 시작되는 지금은 지나간 절반의 뒤를 돌아보면서 반성하고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는 시점이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시련을 이길 힘을 다시 찾을 수 있고 실패도 소중한 경험임을 알게 되며 불행조차 내일의 큰 에너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목적지로 가는 길이 아직 반이나 남은 절반의 이 시점에서 한 번쯤 쉼표를 찍고 올해의 고사성어를 돌아보는 지혜를 통해 남은 절반 성공의 마침표를 찍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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