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직원 구분 없이 노래로 소통

지난 5월 15일 대구법원의 법관과 직원 50여명으로 창단한 합창단 ‘한소리’ 회원들이 발성 연습을 하고 있다. 대구지법 제공.
포승줄에 묶여 수의 입은 피고인, 근엄한 표정의 법복 입은 판사, 판결 결과에 희비가 갈리는 법정….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법원의 모습인데, 이런 곳에서 합창단이 처음으로 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대구고법과 대구지법은 지난 5월 15일 판사 등 법관과 직원 등 모두 50여 명으로 대구법원 합창단 ‘한소리’를 만들었고,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이나 일과시간 이후 1시간씩 법원 대강당에 모여 입을 맞추고 있다.

법원행정처의 지원을 받아 피아노도 마련했고, 합창단 지휘자로 나선 지역 대학 음대 한 교수에게서 강도 높은 훈련도 받고 있다. 지금까지 국악으로 멜로디를 곁들인 가곡 ‘아름다운 나라’를 비롯해 ‘여행을 떠나요’ ‘우정의 노래’ 등을 연습했다.

‘한소리’는 법관과 직원을 구분하는 대구법원 내 타 동호회와 성격이 다르다. 회원 중에 성악 등 음악이나 예술 전공자도 아예 없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김찬돈 대구지법원장은 “작년 부산고법에 근무할 때 합창단이 런치타임 콘서트 등으로 시민과 소통한 좋은 기억에서 출발했다”면서 “판사와 직원, 격의와 서열 구분 없이 노래를 통해 소통하는 대구법원을 만들기 위해 합창단을 창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소리 합창단은 정용달 대구고법 부장판사가 맡았고, 김찬돈 대구지법원장과 윤민 대구지법 공보판사, 강동원 대구고법 기획법관도 합창단에서 화음을 맞추고 있다. 사공영진 대구고법원장은 회원들을 물밑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윤민 대구지법 공보판사는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제대로 실력을 쌓으면 연말에 발표회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소리 합창단 단장인 정용달 부장판사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여한 덕분에 분위기도 좋고 화합과 소통이 잘 되는 편”이라면서 “합창이라는 매개체로 법원 내부는 물론 대구시민들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최근 대구오페라하우스 직원 합창단 ‘오하스’를 결성한 배선주 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최근 대구 곳곳에서 음악으로 소통하는 합창단 창단 소식이 들려온다”면서 “문화의 도시 대구에서 소리로 맺어진 하모니가 더 널리 퍼져 전 분야에 예술이 입혀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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