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안착 독일 공식방문 일정 돌입···6일간 다자 정상외교
취임 후 두번째 해외 순방길에 오른 문 대통령은 유럽 강국인 독일과 양자 정상외교를 하고 첫 다자 정상외교 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특히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하면서 문 대통령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불구하고 독일 통일의 상징인 수도 베를린에서 남북통일 구상을 담은 통일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독 기간 중 6일 오후(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예정된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을 통해 자신의 통일 구상을 담은 ‘베를린선언’을 할 예정이었다.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문제의 주도권은 한국이 쥔다는 데 합의한 만큼 독일 분단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한반도 비핵화 방법론 △남북 경제통일 △민간 부문 간 남북 교류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을 담을 예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베를린선언으로 한국 주도의 핵 없는 한반도 구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ICBM 발사로 문 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이 대화와 화해 주장으로 이끌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한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여론은 물론 공조를 이끌어내야 할 미국 일본 등 열강이 강경한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 본인도 출국 전까지 이번 미사일 발사에 격노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면서 북한 측에 강력 경고했다. 이에따라 이번 쾨르버재단 연설에서 어떤 내용을 담을지 국내외의 주목된다. 다만 문 대통령은 대화와 제재·압박의 병행이라는 대북관계의 원칙을 일관되게 강조해온 만큼 이번 연설에서도 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을 것으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5일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쾨르버재단 연설을 두고 ‘ 축소’해야 한다는 설명과 ‘ 원안론’관철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방독 첫날인 5일부터 이틀간 수도 베를린에 머물며 일정을 소화한다. G20 정상회의는 7일부터 이틀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다. 문 대통령은 방독 첫 일정으로 동포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방독 이틀째인 6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5일 오전 독일로 출국하기 전 성남 서울공항 귀빈실에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누란의 위기”라며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