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단체장 뇌물수수 혐의
청송·영덕 잇따라 압수수색
적폐청산·표적수사 소문 무성
경찰 "개별적 사안" 선 그어

경북지역 전·현직 기초단체장과 관련돼 경찰이 전격 수사에 나서면서 어디까지 수사의 파장이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5일 한동수 청송 군수실을 압수 수색했다. 하루 앞서 김병목 전 영덕군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지난 달 23일 문경시 관광진흥과를 압수 수색하는 등 전방위 수사를 펼치고 있다.

이 같은 경찰 수사에 대해 새 정부 들어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 사정(司正)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이어서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에 대해 정보 수집 과정에서 시간이 걸려 한꺼번에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경찰은 5일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한동수 청송 군수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청송사과유통공사 임직원이 빼돌린 자금을 수사하던 중 일부 자금이 한 군수에게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청송사과유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군수에게 건넬 돈을 미리 마련해 권 사장에게 전해줬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농협 청송군지부장 출신인 청송사과유통 공사 권 모 사장은 “한 군수에게 경찰에 4번 정도 건넨 것으로 진술했지만, 뇌물이 아니라 한 군수의 남다른 사과 사랑과 홍보 목적으로 식사나 차나 한잔 하라고 순수한 목적으로 개인적으로 건넨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 “군으로부터 우리 공사는 위탁 보조사업만 할 뿐이지 사실상 보조를 받는 것이 없는 유통 공사다”라며 “대가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동수 군수는 전화가 꺼져 있어 통화가 되지 않았다. 청송군 공무원과 주민은 갑자기 경찰이 군수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자 당황한 분위기다.

청송에서는 군수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정치권 인사도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말이 나돈다.

5일 청송 대명리조트 새마을지도자 워크숍에 참석한 한 주민은 “한동수 군수를 향한 정치적인 표적 수사일 수도 있다”고 했다. 또 “진실이든 아니든 사건이 하루빨리 마무리 돼 청송사과의 이미지와 농가의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일 김병목 전 영덕군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금융자료 등을 확보했다.

김 전 군수는 현직에 있을 당시 지역의 한 건설업체에 군이 소유한 택지를 분양하면서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또한 경찰은 지난달 23일 문경시 관광진흥과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문경시가 국책사업을 진행하며 2억9천만 원 상당의 CCTV 구입하는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관련 설계도와 해당 공무원 등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

문경시는 조달 운수 제품이기 때문에 비리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이 전·현직 기초단체장 등에 대해 전격적인 수사에 나서자 해당 지역은 수사가 미칠 파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진행 될지 가늠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연관된 사람이 단체장인 만큼 관련 인사도 많을 수밖에 없으며 정권 교체 후 적폐청산을 공언한 만큼 쉽게 끝나기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사 대상에 대해서도 이미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수사가 확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직에서 물러난 단체장의 경우 재직시절 알게 모르게 적이 만들어 지면서 지금의 수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현직일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숨죽여 있었다면 현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제보 등을 하기 수월한 것도 수사 확대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선거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한 만큼 경찰 수사 이전부터 이에 대한 소문이 끊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잇따른 압수수색 등에 대해 어떠한 의도도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관련자에 대한 정보수집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던 만큼 개별사건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엄밀히 따지면 수사 시기 등도 비슷하지 않다”며 “개별 사건일 뿐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경찰의 의도를 가지고 수사하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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