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중력이 다 소모되어서 둥둥
떠오르는 사람들
상계동에서도 베이징에서도 스무 살에서도
주소가 사라지는 사람들

허공이 집이라고 말하는 것은 쉬운 일입니다만
구름은 침대가 아니다.

누워서 악몽을 꿀 수도 없고
밖에 나가 배드민턴을 칠 수도 없고
네거리에 멈춰 서서 신호등을 기다릴 수도

(중략)

당신에게로 가는 길과 당신에게서 돌아오는 길이
무한해집니다.

깊이와 너비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무인칭이 되고
의혹과 함께
당신을 사랑했던 나날은?

(후략)




감상) 어느 저녁에는 저 자동차들이 붕붕 떠올라 어느 별에 가서 부딪힐지도 몰라, 핸들을 틀고 브레이크를 밟아도 내 뜻대로는 되질 않아 꿈일 거야 꿈일 거야 나는 소리 지를 지도 몰라, 그러다 스타벅스 주차장에 툭 떨어져 내리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커피를 사러 들어갈지도 몰라 (시인 최라라)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