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암고양이가 여신에게 아름다운 처녀로 만들어 달라고 빌었다. 아름다운 처녀로 변한 암고양이는 멋진 남자를 만나 짝이 됐다. 여신은 아름다운 여자로 변한 암고양이 마음도 아름답게 변했는지 시험하기 위해 그녀의 방에 쥐를 한 마리 밀어 넣었다. 암고양이는 쥐를 보자마자 잡아먹었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자신의 본색을 감추기 어렵다는 이솝 우화다.

어느 해인가 강원도 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양심이 사람들을 감동 시킨 적이 있다. 남편이 낸 산불피해 변상금 130만 원을 무려 20년에 걸쳐 갚아낸 할머니의 지극한 양식이 거짓과 속임수로 가득한 우리 사회에 큰 깨우침이 됐다. 식당에서 일당 7000원의 허드렛일을 하면서 변상금을 갚은 할머니의 양심이 본성을 감추고 이중인격의 처세를 하는 정치인들에게 일침이었다.

양심(良心)이란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맹자다. 맹자는 “인(仁)의 마음이 없는 사람은 양심을 포기한 사람이다. 그것은 도끼로 나무를 잘라버리는 것과 같다. 사람들이 매일같이 산의 나무를 베는 것처럼 마음속의 양심을 잘라버린다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사람답지 않게 된다”고 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기려면 얼굴이 두껍거나 뱃속이 시커멓든가 둘 중 하나가 돼라” 중국 후흑학(厚黑學)의 창시자 이종오는 출세를 위해서는 양심 같은 것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오에 의하면 후흑에도 단계가 있어 하수와 고수가 있다고 했다.

1단계는 낯가죽이 성벽처럼 두껍고, 속마음은 숯덩어리처럼 시커멓다. 2단계는 낯가죽이 두꺼우면서 단단하고, 속마음은 검으면서도 밝다. 가장 고수는 낯가죽이 두껍지만 형체가 없고, 속마음이 시커멓지만 색채가 없는 경지라 했다.

적폐청산을 앞세웠던 문재인정부의 첫 조각에 대해 국민의 기대는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적폐 종합세트 내각이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인사청문회에서 후보 대부분이 양심(良心)을 저버리고 양심(兩心)으로 처신한 적폐가 드러나 국민을 실망 시켰다. 양심(良心) 없는 양심(兩心)의 장관들이 국정을 바르게 수행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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