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마시는 동안
해가 하나 더 생겼다
햇살의 음계는
레와 도 사이
초록과 검정을 지나
뿌리내리는 발목
새가 물고 온
나무가 끌고 온
누군가 등 뒤에 매달고 온
의자들이 여기저기 박혀 있다
유리창 속으로
깊게 어두워 가는
오래 지쳐있는
바람을 부비는 바람의 그림자
무서운 미래도 환하기만 해서
숨을 고르며 앉아 있다
오늘 오후는 해가 두 개
나는 나에게
영원히 불가능한 소년의 얼굴
감상) 의자와 의자 사이 그걸 당신과 나 사이라고 해도 될까. 의자는 빈틈없이 붙어 있는 듯 보이지만 내 의자는 내 의자 당신 의자는 당신의자 그 붙어있는 거리에서 천국이 생기고 슬픔이 생기고 교차로가 생기지 또 무엇이 생길지 기대해도 될까. (시인 최라라)
- 기자명 한용국
- 승인 2017.07.10 18:21
- 지면게재일 2017년 07월 11일 화요일
- 지면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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