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장마가 시작되면서 경북 북서부를 중심으로 내륙 지역 곳곳에 단비가 넉넉하게 내렸지만 대구를 비롯한 경북 남부와 동해안 지역에는 호우 대신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북은 10일 밤부터 11일 오전 사이에 장마가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다음 달 중순까지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돼 가뭄 피해가 우려된다.

10일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지난달 29일 이후 9일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문경 257.5㎜, 상주 207.4㎜, 안동 178.7㎜, 영주 149.0㎜, 봉화 138.3㎜ 등 경북 북부와 서부 내륙에는 가뭄 피해가 대부분 해소될 만큼 넉넉한 비가 내렸다.

반면 대구 13.1㎜를 비롯해 영덕 41.5㎜, 구미 30.7㎜, 영천 17.9㎜, 포항 17.2㎜, 경주 16.4㎜ 등 경북 남부와 동해안 지역은 해갈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기간 대구·경북 전체의 평균 강수량은 72.5㎜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9.7㎜에 비해 33%에 그쳤고, 평년 평균 78.7㎜에도 미치지 못했다.

기상지청은 9일부터 10일까지 대구와 경북 남부내륙, 울릉도·독도에 5~4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들 지역은 지난 주말부터 미미한 강수량을 기록했거나 아예 비가 내리지 않은 곳도 많았다.

대구기상지청은 이처럼 지역별 편차가 큰 이유에 대해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계속 머무르는 데다 강수대가 좁고 긴 선형으로 발달해 한정된 지역에만 강한 비를 뿌리고 있다”며 “반면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계속 머물면서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대신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고 설명했다.

‘폭우 속 가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지청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15일께 한 차례 비가 내리겠지만, 그 밖의 날은 낮 최고 33℃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구를 비롯한 경북 남부내륙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지청은 또 8월 중순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평년보다 강수량이 적거나 비슷할 것으로 예보해 남부내륙과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해갈에 필요한 비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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