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신고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철회를 예고한 가운데 지역 교육계 미칠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신고는 지난 10일 전체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서한문을 발송, 정부 정책과 대입제도 변경 등을 이유로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또한 12일 학부모 총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이사회 의결을 거쳐 대구교육청에 자사고 지정 취소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지역 대표 명문으로 꼽히던 경신고가 자사고 철회를 선언하고 새정부의 교육정책 변화에 따라 지역 교육계는 자사고의 연쇄 전환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구시교육청은 경신고를 제외한 계성고·경일여고·대건고 등 지역 다른 자사고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 교육청은 경신고도 일반고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 경신고에 대해 2020년까지 자사고로 지정된 만큼 그 기간을 지켜달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만약 신청이 들어오면 일반계고 전환을 위한 절차를 밟겠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환을 위해서는 학교법인이 시 교육청에 철회 신청을 접수하면 심의 절차가 시작된다.

시 교육청은 자율학교 등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고 1차 결정을 내린다.

시 교육청 결정이 내려져도 교육부의 심의를 거쳐야 전환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시 교육청 심의는 외부·내부 인사가 각각 50% 참여하는 만큼 학부모들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 될 전망이다.

경신고는 지난 2015년에도 일반계고 전환을 시도했으나 학부모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에는 그때보다 학부모들의 반대가 다소 적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다수를 설득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사전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 당혹스럽다”며 “신청을 하면 심의는 해야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신고의 자사고 철회에 대해 다른 자사고는 별다른 동요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자사고는 자사고 전환을 위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한 만큼 스스로 자사고를 철회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자사고들도 정부가 법적으로 자사고를 폐지하면 몰라도 현재로써는 어떤 계획도 가지고 있지 않다.

한 자사고 관계자는 “정부정책이 유동적이지만 우리가 먼저 철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신고와 다른 자사고는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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