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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은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강정한 변호사 등록일 2017년07월12일 19시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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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한 변호사

대통령이 2017년 6월 12일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하여 국회에서 시정 연설을 하였다. 대통령의 추경 국회 시정 연설은 헌정사상 처음이었다. 그 감격도 이미 한 달 전의 일이 되었다. 그런데 야당들은 아직도 정부의 추경안을 통과시키지 않고 있다. 통과는 고사하고 심의(審議)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지 2개월이 지났는데도 정부조직법개정안까지 통과시키지 않고 있는 그들에게 ‘대선 불복 아니냐?’는 항의까지 쏟아지고 있지만, 그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추가경정예산제도는 우리 헌법 정신의 구현이다. 정부는 회계연도마다 예산안을 편성하여 회계연도 개시 90일 전까지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이를 의결하여야 한다. 회계연도는 당연히 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반면,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1998년부터 5년마다 2월 25일에 시작하여 1993년부터 5년마다 2월 24일에 종료되는 것으로 예정하고 있었다. 따라서 회계연도와 대통령 임기의 불일치가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5년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헌법이 “정부는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을 때는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여 국회에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은 물론 국가비상사태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지만 회계연도와 달리 임기를 시작하게 되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 첫해에 그의 정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2003년, 2008년, 2013년 등 정권 교체기나 정부 교체기에 추경이 연이어 통과되었던 것은 모두 이러한 기회 보장의 필요성을 여야가 함께 인정한 결과였다.

2017년도 본예산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이전에 국회를 통과하였다. 엄밀히 말하면 박근혜가 대통령으로서 집행할 것으로 계획된 예산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결국 탄핵되었고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으며 여야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헌법이 애초에 정부에게 예산 편성권을 부여하고, 국회에게는 예산 의결권은 부여한 것은 정부 주도의 국가 운영을 보장하면서도 국회가 이를 견제하도록 한 권력 분립의 원칙에 따른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그 취임 첫해의 소중한 시간을 위한 새로운 정권의 예산 편성권이 보장되어야 한다.

정부의 이번 추경안은 소방관, 집배원, 중앙 및 지방공무원 증원, 보육교사, 치매 관리 인력 확충 등 국민의 안전과 생존에 관한 약속을 담고 있다. 청년구직촉진수당이나 다가구 임대주택 추가 공급, 국공립어린이집 신설, 어린이집 보조, 대체교사 증원 및 치매국가책임제를 위한 센터 증설, 어르신 공공일자리 확충, 전국 모든 초등학교 미세먼지측정장치 설치계획에 대하여 반대하는 의원이 있다면 분명히 손을 들고 나서라. 가장 최근 국회에서 통과된 추경이 바로 ‘일자리 추경’이었는데 국회를 통과한 시기가 2016년 9월 2일이었다. 혹시 야당 의원들만 국민의 일자리 상황이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매우 안타깝다.

국민의 생존과 삶의 질이 걸린 문제를 정쟁(政爭)과 연결하여 추경안에 대하여 심의마저 거부하는 야당, 이로 인한 추경 집행의 지연은 국가적 재난에 가깝다. 2018년 예산이 시행될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국민의 호소가 그들에게만 유독 들리지 않는 듯하다. 국민에게는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에서의 호소를 인용해 본다. 이는 야당 의원들에게 그들이 국회의원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었던 대통령의 마음을 대신 전하는 격이 될 것이다. “국민의 삶이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게 정부고 그게 국가입니다” 사실은 또, 그게 국회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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