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유진 시장 1인 시위 나서자 시민단체 우상화 규탄 맞불 시위

박정희대통령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며 남유진 구미시장이 1인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
발행 결정 후 재심의까지 거치며 찬반 논쟁이 격렬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 계획이 철회됐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12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열린 우표발행심의위원회의 재심의 결과 철회 8표, 발행 3표, 기권 1표로 우표 발행이 철회됐다.

결정됐던 우표 발행 계획이 재심의 대상이 되거나 번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만큼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지난해 5월 우표발행심의위원회는 위원 9명 만장일치로 발행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 노조와 시민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던 지난달 26일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이 기념우표 우표 발행 재심의가 가능한지 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구했고, 심의위원회는 사흘 후 표결로 우표 발행 재심의를 결정했다.

재심의 회의가 잡힌 12일 오전 8시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남유진 구미시장과 이를 반대하는 구미의 시민단체는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앞에서 나란히 1인 시위를 했다.

남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국가를 위해 큰 업적을 남긴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우정사업본부는 발행 재심의 결정을 철회하고 당초대로 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행정 공신력을 갖춘 기념우표 발행을 두고 정권교체, 좌파와 우파, 보수와 진보 등 정치적 이견과 영향을 운운하는 것은 정치적 편 가르기에 불과하다”며“우리나라가 이 정도 받아들일 만한 완충 능력이 없는 것인지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남 시장은 출근 시간 1인 시위 후 우정사업본부장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같은 시간 구미참여연대도 “박정희 우상화에 몰두하는 구미시장님 부끄럽습니다”라는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구미참여연대는 이날 새벽 성명을 통해 “지난 탄핵 국면에서 전국 기초단체장으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탄핵반대 집회에 참석해 구미시민을 욕보이더니 다시 한 번 구미시민을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남유진 시장은 박정희 기념우표가 우상화의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구미시와 경상북도가 펼쳐온 박정희 기념사업 그 자체가 우상화”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1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인 박정희 100년 기념사업과 아직 착공하지 않은 200억 박정희 역사 자료관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구미시 관계자는 “이미 결정된 우표발행을 재심의까지 해가며 철회한 부당성에 대해 강력히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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