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다. 휴식이 필요하다. 햇살에 까맣게 탄 바다 수호자들의 얼굴에 오랜만에 편안한 미소가 번진다.

모차르트의 어린아이 같은 아름답고 섬세한 음률이 바이올린의 현을 타고 해양경비안전서의 강당을 가득 채운 해양경찰들의 가슴을 어루만진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이 12일 해상치안질서 유지와 해양오염방지 등 바쁜 일상업무로 공연문화를 즐기기 힘든 해양경비안전서 직원들을 찾아 아름다운 교향악의 음률을 선사했다.

다양한 레퍼토리로 꾸며진 이 날 공연의 첫 곡은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1번으로 발걸음을 가볍게 하는 상쾌한 리듬을 표현한 현악기의 음률이 관객들의 마음을 살며시 흥분케 했다.

이어진 곡은 드라마 황진이의 OST로 잘 알려진 이병우 작곡의 ‘꽃날’로 꽃을 밟고 사뿐히 걸어오는 한 여인의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낸 바이올린 연주가 관객들의 가슴을 사랑의 감성으로 가득 채웠다.

또 우리의 귀에 너무나 익숙한 ‘사의 찬미’로 알려진 이바노비치의 ‘다뉴브강의 잔물결’이 슬픔과 애절함을 가득 담은 현악기의 가녀린 현을 타고 조용하게 관객들에게 전달됐으며, 로저스의 ‘사운드 오브 뮤직’이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배경으로 부드러우면서도 경쾌하게 관객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관악기의 살짝 거칠고 강렬한 오보에의 음을 조화롭게 표현한 오보에 독주와 백조가 물위에 고요히 움직이듯 바이올린의 선율에 떠다니는 느낌을 평화롭게 전달한 바이올린 독주가 음악회 분위기를 한층 빛나게 만들었다.

마지막 피날레는 댄싱 퀸, 맘마미아, 훼르난도 등으로 구성된 아바골드를 힘차고 경쾌한 분위기의 관악합주가 연주되어 관객의 뜨거운 환호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해양경비안전서 직원 가족으로 초청된 한 관객은 “그동안 클래식을 자주 접하지 못해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들어 보니 즐겁고 재미있었다”며 “시립교향악단이 시민들을 위해 이런 찾아가는 음악회를 열어줘서 고맙고, 이런 멋진 공연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포항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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