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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욱 정치경제부장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던 2018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 난항 끝에 지난 15일 밤 7천530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최저임금 6천470원에 비해서는 무려 1천60원, 16.3%가 오른 것이지만 노측이 당초 주장했던 1만 원에 비한다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이로 인해 최저임금 생활자에게는 나름 기쁜 소식이 되겠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 사측 입장에서는 고민의 골이 깊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4일 한수원 이사회가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잠정 중단을 결의하자 한수원 노조와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반면 울산지역 탈핵 단체 회원들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서 또 다른 사회갈등의 씨앗이 잉태되고 있다.

이것이 이제 출범 2개월이 지난 새 정부의 단상이다.

새 정부는 출범과 함께 지난 세월 사회악이 돼 왔던 적폐를 청산하겠다며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했고, 정부 해당 부처들은 그 같은 흐름에 편승해 한 발짝 더 나아가고 있다.

정부부처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도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얘기하자 전국에 17개의 ‘창조경제센터’를 만들었고, 지난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자 심지어 ‘경유 차량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며 경유세를 인상하겠다고 한차례 소동을 벌였다.

또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추가 건설을 금지시킨 데 이어 문재인 대통령 들어서는 노후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시켰다.

여기에 새 정부가 원전으로 인한 국민안전 확보를 이유로 ‘탈핵’ 의지를 내비치자 정부기관들이 앞장서 원전 추가건설을 중단하는 한편 대체에너지원 개발에 나서겠다고 호들갑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탈핵정책’에 한 발짝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수원은 노조와 주민들의 반대로 예정된 장소에서 이사회를 열지 못하자 급히 자리를 옮겨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잠정중단을 의결했다.

문 대통령의 의지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핵물질에 의한 피해가 얼마나 큰지 잘 알 수 있었고, 또 다른 사고의 가능성도 없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해 낸 전기에너지 생산수단 중 가장 효율적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풍력·태양열·조력 등 신재생 에너지원도 있을 수 있고, LNG 등 비교적 친환경적인 대체에너지원도 있긴 하지만 생산성이나 효율성에 있어 원자력과는 비교될 수 없다.

새로운 에너지원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점도 빠트려서는 안 된다.

원전문제 외에도 이명박 정부가 강행했던 4대강 보 역시 그동안 문제점만 부각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수문을 활짝 열겠다고 밝혔다가 오랜 가뭄이 이어지자 이마저도 쑥 들어간 상태다.

이런저런 정책들을 꼬치꼬치 따진다면 이는 시빗거리밖에 되지 않기에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지만 새 정부 초기 너무 앞선 열의로 인해 백년대계를 내다봐야 할 국가정책을 너무 섣불리 결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정부는 5년마다 바뀌기 때문에 후딱 지나가 버리겠지만, 그 결과물은 모두 국민에게 짐을 지우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좀 더 신중한 자세로, 국민적 합의를 이뤄가며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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