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를 사 먹기 위해 패스트 푸드점에 들어서면 예전처럼 주문 접수창구의 직원이 반갑게 맞아주지 않는다. 매장 입구에 서 있는 기계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가며 스스로 주문해야 한다. 신종 기계 시스템에 적응된 젊은이들이야 쉽게 주문하고 먹고 싶은 햄버거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지만 둔한 어른들은 기계 앞에서 한참을 헤매야 한다. 

이런 패스트 푸드점의 자동화 기기 같은 종류를 키오스크(kiosk)라 한다. 대개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해 정보를 얻거나 구매·발권·등록 등의 업무를 처리한다. 일반적으로 공공장소, 식당, 버스터미널, 지하철, 관공서, 쇼핑몰 등 유동인구가 많고 개방된 장소에 설치해 운영된다. 상품 정보와 구매 안내, 시설물 이용, 장소·관광 정보 안내 등의 정보 제공과 검색을 가능하게 하는 비대면 기기다. 

2018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 인상률이 예상을 뛰어넘는다. 한꺼번에 16.4%나 인상됐다. 문재인대통령이 공약으로 내 건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시대가 계획대로 열릴 전망이다. 15일, 이 같은 최저임금 결정 소식을 듣고 문득 떠오른 생각이 햄버거 가게에서의 불편한 햄버거 사기였다. 미국의 다국적 햄버거 전문업체가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사상 최고치의 주가 상승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이 같은 자동화 기기가 보급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햄버거 가게 뿐 아니다. 영화관의 티켓도 즉석에서 구입 할 수 있고, 공항에서 비행기 표 발권도 키오스크로 가능하다. 주유 아르바이트생이 달려와 차에다 기름을 넣어주던 일은 옛 풍경이 된 지 오래다. 기름을 넣을 때도 스크린을 스스로 눌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자동화와 초연결 산업의 발달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가장 우려되는 것이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 것이란 점이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소득주도성장이 이뤄질 것이라지만 결국 취약계층 고용 한파와 물가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4차 산업혁명시대와 상승작용을 일으켜 결과적으로 고용 없는 비대면 시대를 촉진 시킬 것이다.


이동욱 편집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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