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청년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성화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헬조선, 열정페이, 흙수저 등 요즘 인터넷이나 미디어를 통해 한 번쯤 들어봤을 유행어(?)들이 있을 것이다. 그중 유독 관심을 끄는 단어가 ‘청년실신’이다.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를 합쳐 부르는 신조어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한 사회초년생들은 몇 번씩 취업실패의 고배를 마신다. 게다가 고액의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까지 받은 상태이니 시작부터 마이너스인 셈이다. 이런 현실을 비추어 볼 때 ‘청년실신’ 시대는 정확하다 못해 신랄한 세태 반영이라 할 것이다.



△청년취업의 등용문, 특성화고

청년실신 시대의 대안으로 특성화고가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특성화고등학교는 소질과 적성,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 분야의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고등학교이다.

경북도는 지난 3월 도내 5개 특성화고등학교와 경북 청년들의 해외취업 촉진을 위한 공동협력 협약식을 가졌다. 우수 인력의 해외취업 역량을 조기에 강화하기 위해 경북도가 야심 차게 나선 것이다.

협약을 체결한 5개 학교에서는 △글로벌 용접분야(호주) 교육과정개발(경북기계금속고), △조리분야 글로벌 디플로마 취득(경북생활과학고) △국제항공정비사 면장취득을 위한 어학교육(경북항공고) △글로벌현장학습(유아보육 및 보건분야)을 위한 어학교육(경주여자정보고) △해외국제교류 및 해외진출 특화교육(김천예술고)과 같은 학생들의 해외취업 역량 강화 교육과정을 추진 중이다.

경북도는 이들 학교에 각각 3천만 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하며, 현재 경북 소재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청년 해외 취업지원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 같은 경북도의 특성화고 지원정책으로 인해 날개를 달게 된 곳이 경북항공고등학교다. 고용침체현상이 지속되는 올해에도 경북항공고는 69.3%의 높은 취업률을 보이며 학생들의 취업 걱정을 일소하고 있다. 1954년 풍기고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2007 경북항공고등학교로 교명 변경 후 항공정비 관련 분야 취업의 요람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2007년 국방부와 MOU 체결을 바탕으로 매년 재학생 중 75명을 선발해 군(軍) 맞춤형 교육과 현장실습중심 교육을 실시하여 항공전문 기술병을 배출하는 군 특성화반은 이 학교가 자랑하는 역점 교육과정이다.
경북도가 청소년들의 창직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다.
이 교육과정을 수료한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항공전문 기술병으로 입대해 2년(공군 24개월, 육군 21개월)간 항공정비분야에 복무하면서 기술과 경력을 쌓고 전문부사관으로 진급할 수 있다. 복무 중에 e-밀리터리 U(전문하사 학사학위 취득지원 제도)를 통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으므로 남학생들에게는 군 복무, 학위취득, 항공정비 경력이라는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것이 군 특성화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부사관 전역 시에는 국방부로부터 취업알선을 받을 수 있어 직업의 다양한 진로를 개척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올해 경북도가 해외취업 관련 지원협약을 하면서 경북항공고는 국제항공정비사 면장 취득을 위한 발판도 마련하게 됐다. 지난해 항공정비사 면장시험(교통안전관리공단 시행)에 54%의 합격률을 자랑하며 국내 최연소 항공정비사 27명을 배출했다. 항공정비사 최종면장시험에서 통상 10% 내외의 합격률을 감안할 때 매우 우수한 성과로서 항공정비사 명문학교라 할만하다.

국내 항공정비분야 명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한 경북항공고 학생들이 이번에는 ‘국제 항공정비사’ 취득에 박차를 가한다. 미국 FAA(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 연방항공국)에서 시행하는 항공정비사 자격취득을 목표로, 경북도에서 3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달부터 FAA 항공정비사 자격증을 소지한 강사를 필리핀에서 초빙해 항공기정비 기술분야 영어교육을 실시 중이다.

전교생 100% 취업률 달성은 물론 해외현지의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의 열정으로 인해 이른 더위도 무색할 만큼 그 열기가 뜨겁다. 경북항공고는 지금 교직원과 학생들이 합심해 청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고 있는 중이다.

또 경북도는 일자리인식개선 정책의 하나로 지역 특성화고-기업 연계 취업캠프도 실시한다. 인력의 수요와 공급에서 나타나는 정보 미스매치로 인한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북도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다.

경북도는 올해에는 도내 대학생이 참여하는 권역별 대학연합 취업캠프와 함께 대상 범위를 고등학생까지 확대하여 일자리관련 정보제공으로 진로 탐색의 기회를 넓히는 등 일자리인식개선을 위해 나선다.

이 일환으로 최근 경북도는 경주에서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특성화 GO, 희망 JOB GO’ 성공 취업캠프를 가졌다. 이번 취업캠프는 도내 8개 특성화고 94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1박 2일의 일정으로 3회에 걸쳐 진행됐다.

이번 취업캠프에서는 특히 지역 기업의 인사담당자와 특성화고 졸업생 선배들이 참여한 토크콘서트가 인상적이었다. 대기업 위주의 취업을 선호하는 현실에서 지역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직접 나서 일자리 인식개선에 뛰어든 것이다. 또한, 학생들에게 특성화고 졸업 선배들이 현실적인 조언을 들려주어 일자리 정보 미스매치를 조금이나마 줄여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우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 인터뷰



△현재 특성화고·마이스터고에 대한 관심이 높다. 경북지역 특성화고 현황과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어느 정도 인지?

-현재 경북지역에는 공업, 상업, 농·수산, 가사 등 4개 분야에 53개 특성화고가 운영 중이다. 지난 4월 기준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은 67.7%이다. 그중 마이스터고 취업률은 97.6%에 달해 진학을 제외한 졸업생들 거의 전원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전국 대학교 취업률이 평균적으로 60% 초반인 것과 비교할 때 특성화고는 청년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으로 충분히 검토해볼 만하다.



△현재 경북도에서 특성화고와 관련하여 추진 중인 정책은 어떤 것이 있는지?

우선 특성화고 중에서 지역산업체와 연계해 운영 중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이하 도제학교)’가 있다. 경북도는 도제학교 재학생들의 현장실습 교육시 필요한 통근버스 임차료를 지난 2015년도부터 지원하고 있다. 2015년에는 경산의 경북기계금속고 한 곳이었지만 도제학교로 지정된 학교가 해마다 증가해 올해는 15개 도제학교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해당 지역 시군비와 도비를 절반씩 지원하며 올해는 추경을 포함해 3억8천만 원(도비 1억9천만 원, 시군비 1억9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또 특성화고 학생들의 일자리 인식개선을 위한 시책으로 특성화고 성공취업 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지역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우수한 기능 인재들이 지역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우수중소기업 인사담당자들과 특성화고 학생들이 참여한 토크콘서트 시간을 가졌고 사회초년생들이 알아야 할 법률에 대한 교육도 실시했다.

특성화고 활성화를 위한 여러 지원정책으로 인해 도내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 및 기능 인력 확보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고 재학생들은 이론·실습 병행 학습으로 졸업 후 바로 취업이 가능하다. 취업 후 학사학위 취득을 원하면 계약학과를 통한 학위 취득의 길이 열려 있다. 이를 통해 지역기업의 장기 재직근로자를 양성해 도내에 정착시키는 것이 이 정책들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앞으로 경북도의 특성화고 관련 추진 전략은 어떻게 할 것인지?

도제학교에 통근버스 임차료뿐 아니라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이 있다면 경북도교육청과 협의 후 지원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이 취업 후 진학을 원하면 일학습병행제를 통한 계약학과에 입학하여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하여 지역 대학과 연계하여 진학을 희망하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올해 처음 추진하는 해외취업 역량 강화 지원도 성과를 분석해 학생들이 수요가 많으면 점차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특성화고 지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기업의 장기 재직해 많은 인재가 경북에 정착해 지역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청 년문제 해결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






양승복 기자
양승복 기자 yang@kyongbuk.co.kr

경북도청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