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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졸속

경북일보 kb@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7월17일 18시06분  

“함부로 말을 내뱉지 않는 것은 실행이 미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말을 신중히 하라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범조우는 “군자가 말할 때 망설인 뒤에야 내는 것은 말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행동이 어렵기 때문이다”고 했다. 

어느 날 한 중년 여인이 소년을 데리고 간디를 찾아왔다. “제 아들이 사탕을 너무 좋아해서 이가 다 썩었습니다. 사탕을 못 먹게 타일러도 보고 온갖 방법을 다 써 봤지만 효험이 없었습니다. 이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아도 선생님의 말씀은 들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 아들에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말씀 좀 해주십시오” 여인은 간디에게 아들에 대한 충고를 간청했다.

간디는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여인에게 말했다. “4주 뒤에 아들을 데리고 다시 오십시오” 여인인 의아해하며 간디에게 물었다. “지금 말씀해 주지 않고 4주 뒤로 미루는 이유가 뭡니까?” “그 이유도 그때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인이 4주 뒤 아들과 함께 간디를 찾아왔다. 간디는 무릎을 꿇고 아이와 눈높이를 맞춘 뒤 아이에게 타일렀다. “얘야, 더 이상 사탕을 먹지 말아라. 사탕은 먹을 때 달콤하지만 몸에 좋지 않단다. 이가 다 썩어버리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도 못 먹지 않겠니” 말을 마친 간디는 아이에게 축복을 빌어주었다. 

아이가 밖으로 나가자 여인이 간디에게 물었다. “선생님. 그 같은 말씀이면 4주 전에 했어도 됐을 텐데 왜 다시 오라고 하셨습니까?” “실은 저도 사탕을 좋아해서 4주 전엔 사탕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 제가 아이에게 어떻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까” 간디가 아이에게 진심 어린 말을 해주기 위해서는 4주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

아이에게 충고 한마디 하는 데도 4주간이 걸렸는데 하물며 국민의 삶과 국가의 운명이 걸린 말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탈원전 선언과 함께 신고리 5, 6호기 원전공사 일시중단 결정으로 온 나라가 가시방석이다. 국가의 백년대계를 국무회의에서 단 20분 논의 끝에 결론 내 공사를 중단한 것은 졸속 중의 졸속이다. 대통령은 ‘간디의 신중’을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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