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검찰 소환을 앞둔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자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

18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27분께 대구 모 경찰서 형사계에 근무하는 A(54) 경위가 경찰서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A 경위가 연락이 두절 된 후 가족이 112에 신고했고, 경찰이 A 경위 자택 주변을 수색하다 발견했다.

A4 용지 6장에 A 경위가 직접 손으로 쓴 유서에는 "나는 억울하다. 절대 돈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형사사건 피의자로부터 100여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정을 접수한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지난달 A 경위를 참고인이자 피진정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으며,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 내용대로라면 얼마나 억울했으면 목숨까지 버렸겠느냐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서 "검찰이 얼마나 피를 말렸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나. 무리한 수사를 했다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미묘한 시기에 우리가 무리한 수사를 할 이유가 없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중이었다"면서 "A 경위의 사고는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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