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구·경북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18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대구경북발전지원협의회’를 결성해 지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철우 최고위원의 제안으로 발족한 이 협의회는 앞으로 원자력발전 문제와 대구통합공항 취수원 이전 등 지역 핵심사항 처리를 위한 정책 TF팀을 구성해 지역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대구에서 중등학교를 다닌 연고가 있는 홍준표 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참석해 대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홍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에서 “TK는 이 땅의 산업화를 이뤄 5천 년의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중심세력”이라며 “TK가 지난 허물을 벗고 오늘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북도와 대구시 시도지사와 간부들도 이 협의회에 참석해 지역 현안 사항을 보고했다. 경북도는 광역 SOC 구축, 미래창조형 과학산업 인프라구축, 문화융성 기반조성, 환경·농림·산림 경제기반 육성, 동해안 개발과 영토수호 강화 등 내년 국비 사업 5개 분야 44개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대구시는 대구·경북 통합공항 이전 건설,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 선도도시 육성, 대구 산업선 철도 건설 등 지역 대선 공약과 한국뇌연구원 2단계 건립, 국가심장센터 건립, 노사평화의 전당 건립 등 2018년 주요 국비 사업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대구와 경북에서는 지난주 발족한 민주당의 ‘TK 협의체’와 함께 지역 발전 경쟁을 벌여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4석을 잃은 한국당은 대선 패배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당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진 상태다. 반면 민주당은 이 지역 선거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대구경북발전지원협의회’는 총선과 대선 결과에서 나타난 지역표심이 심상치 않다는 점과 이로 인한 TK 정치적 위상 추락 등이 자유한국당을 압박하고 있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구와 경북에서 평균 22%를 얻었지만 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광주 1.6, 전 남2.4%를 얻는 데 그쳤다. 이날 경제부처 장관 출신인 최경환 의원은 앞으로 지역 예산확보 등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했다. 이날 홍 대표도 이제는 야당도 힘이 있는 권력공유시대라며 모두 힘을 합하자고 강조했지만,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다.

이미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은 당내 ‘TK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을 무기로 TK 민심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여당이 집권당의 힘으로 TK 지역 대형 숙원 사업 ‘통 큰’ 당근을 던질 가능성이 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형국이다.

그동안 대구와 경북은 대형 국책사업 추진에 있어서 다른 지역 의원들과는 달리 의원들이 노력 부족으로 시급한 지역 현안 해결에 부정적 영향력을 끼쳤다는 지적이 많다. 그동안 ‘의원 따로, 시도 따로’ 움직이던 지역 정가에 과연 시도와 국회의원들이 함께하는 힘을 보여 줄 수 있을지 경북도민 대구시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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