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열대야 피한 고객 많아···야간 매출도 급신장
전통시장, 아케이드 설치 돼 있으나 오전에만 ‘반짝’

▲ 18일 오전 포항 죽도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무더운 날씨 탓에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는 열대야를 피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 야간 매출도 급신장했지만, 전통시장은 오전에만 잠시 손님이 찾아와 울상을 짓고 있다.

1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포항의 아침 최저기온은 24.9℃이며, 낮 최고기온은 34℃를 기록하는 등 이번 달 들어 대부분 낮 최고기온이 30℃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자, 유통업체의 매출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포항의 유통업체를 조사한 결과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이마트 포항 이동점과 포항점의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와 7.4% 각각 신장했다.

또한 객수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2%와 2.5% 상승했으며, 객단가는 3.8%와 4.8% 신장했다.

지난 1일부터 16일간 전체 매출이 5.3% 신장한 롯데백화점 포항점도 13개 지방점포 중 6위에 오르며, 선전하고 있다.

다만 하나로마트 포항점은 지난해 리모델링에 따른 매장 소매 면적이 줄어드는 등으로 계속 매출이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와 비교해 15% 역신장했다.

하지만 하나로마트 포항점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5% 신장한 것으로 나타나, 무더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매출이 신장한 가장 큰 요인은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찾는 고객이 늘어난 데다,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도 덩달아 증가한 덕분이다.

오충균 롯데 포항점 홍보실장은 “서울의 점포는 사드 여파에 따른 중국 관광객 급감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라면서도 “우리 점포는 무더운 날씨 영향과 함께 올여름 정기세일 기간 고객 수요에 맞는 다양한 행사를 펼친 것이 매출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열기를 식히기 위해 퇴근 후 유통업체를 방문하는 가족 단위 고객이 늘면서, 야간 시간대 매출 역시 껑충 뛰었다.
18일 오전 이마트 포항 이동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하경미 기자 jingmei@kyongbuk.com
이 기간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야간 시간(오후 7시부터 5시간)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정도 상승했다.

최윤석 이마트 포항 이동점 파트장은 “가족 단위 고객이 더위를 잊기 위해 야간에 저녁도 먹고, 간식거리를 사러 자주 방문하는 듯하다”라면서 “다음 달 초까지 매출 신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전통시장은 더위로 손님의 발길이 끊겨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지난 1일부터 17일간 죽도시장 A 과일가게의 매출은 전년과 비교하면 20~30%가량 급감했으며, B 옷가게도 30% 이상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아케이드가 곳곳에 설치돼 있지만, 무더운 날씨에 속수무책일 뿐 아니라 그나마 덜 더운 오전에만 손님이 반짝 장을 보기 때문이다.

B 옷가게 주인 박모(57·여)씨는 “날씨가 더워서 오전에만 잠깐 손님이 있다가 낮 시간대에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다”라면서 “지금은 더워서 가게에 에어컨 바람을 쐴 겸 구경 온 손님이 더 많다”라고 토로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