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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균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지난 6월 24일 경남 창원시의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40대 주부납치 살인사건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준 끔찍한 범죄이다. 이런 범죄는 나도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을 확산시켜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경찰은 국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범죄를 예방하고, 범죄 및 위기 상황에 대응하는 ‘사회안전 지킴이’ 기관이기 때문이다.

현대 국가에서 경찰은 주로 범죄에 대응하는 중요기관으로 공공안전을 확보하는 책임을 지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의 업무가 그 영역이 상당히 광범위하면서도 동시에 영역별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특징이 있다. 또한,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안전욕구가 증가하고 치안 서비스에 대한 요구수준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은 과거보다 경찰에게 훨씬 더 많은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범죄로 인한 결과는 국민의 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따라서 이와 같은 광범위한 범죄피해의 비용을 감소시키고 국민의 안전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경찰활동의 변화가 요구된다.

경찰은 국민에게 고도의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사사법기관이다. 경찰은 각종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며, 최상의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모든 지역을 포괄하는 행정력이 있다. 각종 범죄와 위기 상황에 있어 경찰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경찰 혼자만의 역량으로 각종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는 없다. 지역주민들과 지역의 유관기관과의 소통과 협조가 필수적이다.

영국이나 미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의 현대 경찰활동을 보면 지역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와 협력하여 범죄 발생을 예방하고 범죄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는바 ‘지역사회 경찰활동(community policing)’으로 전환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 경찰활동의 가장 바람직한 전략은 지역사회로부터 여러 요구나 생각을 경청하는 것이며, 여기에는 경찰관의 도보순찰, 지역사회 조직화, 시민 친화적 접촉 강화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지난 7월 6일 대구 수성경찰서의 범죄예방협의회 발족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서장을 중심으로 지역의 범죄예방을 위해서 지역구 선출직 구의원 4명, 구청의 안전총괄과장과 도시디자인과장, 경찰행정학과 교수 등 범죄안전 전문가, 자율방범대와 시민명예경찰관 등 시민대표들이 함께 모여 ‘범죄예방협의회’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수성구 지역의 범죄 다발지역 및 위험지역에 대한 분석과 자문, CCTV 설치의 문제점 및 대책 마련, 기타 시민 공동순찰방법 등 지역의 안전에 대한 진지하고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도출된 사안들은 구체적으로 정책실행 가능성이 크다.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경찰은 공식적으로 범죄예방의 업무를 수행하지만,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협력이 있어야 성공적인 협력 치안이 이루어질 수 있다. 모든 지역주민이 범죄의 감시자가 될 때, 범죄 발생은 최소화될 수 있다. 또한, 지역에 있는 공원이나 도서관, 마을회관 등 건축물을 지을 때, 처음부터 범죄와 무질서, 위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이른바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이 중요하다. 아울러 경찰과 시민과의 공동순찰, 지역의 위험지역 개선에 관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상호협력이 있을 때,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가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대구 수성경찰서 범죄예방협의회의 우수사례는 다른 지역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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