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에 이어 18일도 폭발 사고…"순정품 교체 시급"

대구 낮 최고기온이 35℃까지 오르며 폭염경보가 내려진 15일 대구 북구 유통단지 회차지에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들이 뜨거운 열기에 달구어지고 있다. 경북일보 자료사진.
속보= 폭염이 숙지지 않는 대구에서 재생타이어를 쓰는 시내버스 뒷타이어가 폭발하는 사고가 잇달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북일보는 18일 자 6면 ‘대구 시내버스 재생타이어…폭발 안전성 논란 재가열’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시내버스 타이어 폭발사고의 원인을 다양한 각도로 분석한 바 있다. 내구성이 떨어지는 재생타이어가 폭염에 상승한 공기압과 열을 못 이겨 폭발했다는 쪽과 720㎏에 달하는 가스통 8개를 바닥에 설치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브레이크 드럼의 열을 가두는 바람에 타이어가 폭발한다는 쪽의 주장이 팽팽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가스통이 바닥이 아닌 지붕에 설치된 저상버스의 재생타이어가 폭발하는 사고가 났다.

20일 버스회사 신흥교통 등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 20분께 달서구 이곡동 성서산업단지역 1번 출구 앞에서 달서 1번 저상버스 뒷타이어가 굉음을 내고 폭발, 10여 명의 승객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고기온 32℃까지 오른 이 날 이 버스의 재생타이어가 흰 연기까지 내뿜으며 폭발한 것이다.

김현곤 신흥버스 상무이사는 “고온에 압력이 높아진 후 재생타이어가 버티지 못하고 폭발했다. 재생타이어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1일 오후 7시 25분께 북구 침산네거리 인근에서도 주행 중이던 동구 2번 버스 뒷타이어가 폭발했다. 34℃의 폭염 속에 폭발한 뒷바퀴도 재생타이어로 확인됐다.

사고를 목격한 최모(19)군은 “귀가 째지는 듯한 굉음에 너무 놀랐다. 매일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인데 사고를 직접 목격하니 버스 타는 것이 두렵다”고 호소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구시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 시내버스 1천521대 중 81%가 재생타이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대구시는 최근 발생한 사고 자체를 모르고 있을 정도다. 타이어를 순정품으로 교체할 것과 공기압을 낮추라는 권고만 반복하고 있다.

재정이 부족한 버스회사는 재생타이어 대신에 순정품 중고타이어로 교체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신흥버스의 경우 지난달 20일부터 여객자동차법 시행규칙에서 강제한 순정품 앞바퀴를 60% 정도 사용한 뒤 뒷바퀴로 옮겨 쓰고 있다. 여름철 폭발사고 위험성이 많은 재생타이어를 대신할 고육지책이다.

황평 영남대 자동차기계공학과 교수는 순정품 중고타이어 교체도 완벽한 해결책은 못 된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재생타이어보다 순정품 중고타이어가 덜 위험한 건 맞지만 해결책은 못 된다”면서 “오히려 여름철에는 주행이 끝날 때마다 타이어 공기압을 검사하고 감압 조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대구시가 하루빨리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시 버스운영과 관계자는 “각 버스회사가 운행 전후에 타이어를 확실하게 점검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면서 “버스운송사업조합과 함께 순정 타이어 사용을 하는 버스회사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도입하겠다”면서 “서울시처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재생타이어를 순정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여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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