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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을 걷다] 7. 포항 장기면 모포항 ~ 구룡포 구간

김용국 기자 kyg@kyongbuk.co.kr 등록일 2017년07월20일 23시46분  



해무가낀 모포항에서 이번 일정을 시작합니다. 고깃배가 줄지어 선 포구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합니다. 바닷바람 소리로 적막함을 달래며 모포항을 벗어납니다.

국도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구평리에 들어섰습니다. 마을 초입 버스 정류장 맞으편, 풍성한 녹색잎을 자랑하는 나무들 사이로 ‘구룡포 효자 하영식 정효각’이 보입니다. 무심코 걸었다면 절대 못 발견했을 것 같습니다.

옛날 옛적 구평리 사람 하영식은 병환을 앓은 어머니를 위해 겨울에 꿩을 잡아 요리해 드렸는데요. 그 요리를 먹은 어머니는 병이 낫고 건강을 되찾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마음이 하늘을 감동 시켰다 여겨 고종 21년(1884)에 진주 하씨 문중에서 비를 세우고 하영식 정효각을 세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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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돌 교량


21세기의 효라 어떤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며 걷는 동안 장길리 복합 낚시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장길리는 감성돔과 학꽁치 등 엉종이 다양하고 풍부해 낚신인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바다 위의 떠 있는 펜션이나 고속철처럼 쭉 뻗은 보릿돌교량을 보면 낚시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와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것 같습니다.

해무가 어느새 더 진해졌습니다. 진해진 해무에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걷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장소인 구룡포에 도착했습니다. 구룡포는 경관이 수려하고 풍부한 어장이 있는 곳이어서 일제강점기때 일본 어부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어업 전진기지였던 구룡포는 순식간에 침탈의 현장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큰 배로 대량 어획을 해서 부를 축적했고 어업과 선박업, 통조림 가공공장 등을 하며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구룡포의 대표적인 관광지가 된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 공원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길이 나 있고 그 길을 따라 일본식 목조 가옥들이 쭉 늘어서 있습니다. 늘어선 가옥들을 따라 걷다 보면 구룡포 근대 역사관이 보입니다. 이 역사관은 일제강점기 때 하시모토 젠기치가 거주하던 가정집을 역사관으로 개조해 그 당시 생활상을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전시해 놓은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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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공원에서 바라본 구룡포항구

구룡포공원으로 올라가 봅니다. 일본은 공원을 만들면서 이곳에 신사와 도가와야스브로 송덕비를 세웠습니다. 해방이되자 대한청년단 단원들과 구룡포 주민들은 송덕비와 신사 건립에 기여한 일본인 이름을 새긴 돌계단 기둥에 시멘트를 부어 발라버렸습니다. 이후 신사가 있던 자리에는 대한민국 순국선열을 기리는 충혼각이 세워졌습니다.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인 가옥거리와 구룡포 공원을 둘러보며 한 번쯤 국권을 빼앗겼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것도 해파랑길 위에서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의미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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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국 기자

    • 김용국 기자
  • 대구·경북의 영상 뉴스를 두루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