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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포도가 익어가는 칠월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kwak@kyongbuk.com 등록일 2017년07월23일 15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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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성일 행정사회부 부국장

칠월의 대지는 폭염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작열하는 태양은 무차별 쏟아졌다. 인간의 마음도 지쳐간다. 7년간 땅속에서 기다려온 매미는 나무의 멱살을 잡고 악다구니를 하며 존재를 알린다. 자연도 인간도 긴 겨울을 지나 봄을 거쳐 여름을 맞았다. 힘들게 하는 더위도 한 철이다. 거기에 내 영혼을 저당 잡힐 일이 아니다.

7월의 태양은 절정을 향한 길목이다.

이 뜨거운 태양 아래 7월의 하루하루를 견디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찾아올 것이다. 이 여름의 강렬한 햇빛은 자연과 인간을 힘들게 하지만은 않는다. 대지는 목이 마르지만, 여전히 수확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과일과 곡식은 7월의 태양으로 절정기를 맞는다. 성장을 향한 최고의 정점에 도달하고 내리쬐는 햇볕으로 당도를 생성한다. 그래서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기는 시절이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데 하늘이 꿈꾸며/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이육사 청포도’

민족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의 고향은 영일만의 푸른 물결이 내려다보이는 포항 동해이다.

눈 앞에 펼쳐진 짙푸른 영일만 바다의 돛단배, 그리고 청포도 포도밭에서 일하면서 포도나무 그늘 아래 휴식을 취하다가 이육사 시인은 고향(안동)을 생각하며 시구를 적는다.

아마도 일제에 저항하고 광복(손님)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그랬다. 시인은 오늘처럼 뜨거웠을 7월의 태양 아래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조국의 광복을 염원하는 불멸의 시를 적었다.

불타오르는 광복을 향한 염원은 폭염도 가로막지 못했다.

지금 우리는 시인이 그토록 염원했던 광복된 조국에서 분단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시인의 ‘광복’이 현재의 우리에겐 ‘통일’이라는 염원으로 다가와 있다. 북한은 연일 ‘자강’을 외치며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기세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압박하며 일제히 견제에 나서고 있다. 북한보다 경제력이 월등해진 대한민국이 신무기를 도입하며 북한은 더 이상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장담했던 것이 오래전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대한민국의 군사적 위상은 초라해졌고 우방국인 미국까지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정치권은 연일 그들만의 ‘정의’로 분노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그 화살이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 향한다는 사실을 모르는지, 알고 있어도 상대를 향한 분노가 깊어서일까.

최강의 무기를 개발했다고 연일 자랑했던 국산 헬기 수리온이 전투력은커녕 비에 물이 새고 날개가 몸체에 부딪히는 등 총체적인 부실로 스스로 자멸하게 됐다. 이른바 ‘방산비리’로 일컬어지는 부패로 지도층 인사가 조국의 안위는커녕 개인의 이익 챙기기에만 급급했던 처참한 우리의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국방비를 증액해 북한보다 앞선 군사력으로 남북대화에 나서겠다고 한다. 그러나 국방비 증액도 중요하지만, 당리당략에 치중하는 정치인의 뼈를 깎는 자성과 진보와 보수로 갈라진 민심을 통합하는 것이 대한민국 부국강병책으로 더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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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성일 기자

    • 곽성일 기자
  • 사회1,2부를 총괄하는 행정사회부 데스크 입니다. 포항시청과 포스텍 등을 출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