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직전 결승골 허용···10명 싸운 제주에 2대 3 무릎
상주상무, 조나탄 멀티골 앞세운 수원에 0대 3 완패

포항스틸러스가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보루였던 골키퍼 강현무마저 실책을 연발하며 4연패의 수렁으로 빠져 들었다.

포항은 지난 22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에서 전반에만 2골을 내준 뒤 후반 추격전을 펼쳤지만 후반 종료직전 제주 안현범에게 극장골을 허용,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전부터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최근 3경기서 신들린 듯한 모습을 보여줬던 골키퍼 강현무의 잇따른 실책들이 승부를 갈랐다.

무엇보다 최순호감독이 부임한 후 가장 큰 변화중 하나였던 골키퍼로부터 시작되는 빌드업 전술의 문제점이 최근 잇따라 노출되면서 남은 경기에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지난 서울전이후 상대가 전방에서 강하게 압박할 경우 빌드업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복잡한 패스워크로 인해 상대역습 허용빈도가 높은 데다 이를 경우 수비라인이 흐트러져 단독돌파에 의한 실점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침묵했던 양동현은 0-2로 뒤지던 후반 1분 4경기만에 득점포를 가동시키는 등 무려 8개의 슛을 쐈지만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추가골을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양동현과 김승대를 최전방에, 룰리냐와 손준호, 황지수가 뒤를 받치고, 무랄랴 대신 이승희를 투입시킨 포항은 경기시작과 함께 제주의 공격을 받아낸 뒤 역습을 가하는 전술을 펼쳤다.

그러나 경기시작 3분 만에 강현무의 실책으로 윤빛가람에게 첫 슛을 허용한 포항은 8분만에 강현무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허용, 마그노에게 첫 골을 내줬다.

반격에 나선 포항은 14분 룰리냐가 김승대의 크로스를 슛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가 동점기회를 놓쳤다.

반면 1분 뒤 강현무가 또다시 실축한 볼을 잡은 이찬동에게 추가골을 내주면서 경기분위기가 제주로 넘어갔다.

허무하게 2골을 헌납한 포항은 권완규의 슛을 시작으로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지만 39분 손준호의 슛이 제주 골키퍼 김호준의 선방에 막히면서 탄식이 터졌다.

그러나 포항은 전반종료 직전 전남전 이후 4경기째 침묵하던 양동현의 머리가 번뜩이며 1-2로 따라 붙었다.

전반 45분 제주 이찬동의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손준호가 문전으로 올려준 볼을 양동현이 머리로 방향을 살짝 바꿔주는 헤더슛으로 제주골망을 갈랐다.

특히 이날 제주 두번째 골의 주인공이었던 이찬동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후반에서의 반전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최순호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승희와 황지수 대신 공격수인 심동운과 이광혁을 투입하며 승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반면 1명이 부족한 제주는 최전방 공격수인 멘디까지 자기 진영으로 내리는 수비적인 모습으로 되돌아 섰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포항의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렸다. 후반 5분 양동현의 슛을 시작으로 공세의 강도를 높이기 시작한 포항은 16분과 17분 양동현에 이어 심동운과 이광혁이 잇따라 슛을 쐈지만 제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수비에 집중하며 철옹성 같았던 제주 골문은 마침내 손준호에 의해 무너졌다.

34분 제주 왼쪽에서 볼잡은 강상우가 문전으로 높게 크로스하자 손준호가 헤더슛, 마침내 2-2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동점을 만든 포항은 승리를 따내기 위해 공세의 강도를 더욱 높였고 45분 양동현이 다시한번 강력한 헤더슛을 날렸지만 제주 골키퍼 김호준에게 막혔다.

그리고 경기종료직전 포항 오른쪽에서 윤빛가람과 볼을 주고받으며 포항 박스 안쪽으로 파고든 안현범이 왼발슛, 승부를 결정지었다.

포항은 이날 패배로 순위는 떨어지지 않았지만 상위스플릿 진출과의 승점거리가 더욱 멀어졌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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