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쬐는 태양과 갑갑한 빌딩 숲을 피해 몸과 마음을 달랠 겸 시원한 나무 그늘 어떠신가요? 경상북도 경산에는 산을 오르지 않아도 아름답게 우거진 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는 숲이 있습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 123호로 개장지 숲이라 불리기도 한 계정숲입니다.

계정숲은 면적 43,237㎡에 이르며 인공적으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평지림과 달리 보기 드문 천연숲이라는 것이 큰 특징인데요, 이 외에도 이팝나무, 굴참나무, 느티나무, 참느릅나무 등 538그루의 나무가 모여 이루어진 온대낙엽활엽수림의 산림으로 학술적 가치가 뛰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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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자인 계정숲 안 한장군묘

또 이 곳은 신라시대 왜구를 물리친 한장군을 모시는 신성한 성지로, 그의 전설이 담긴 묘와 사당을 포함해 한장군놀이 전수관, 시중당이 있습니다. 한장군은 마을에 왜군이 쳐들어오자 누이와 함께 춤을 춰서 왜군들을 유인해 지역을 지킨 인물로 주민들의 수호신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때 한장군이 추었던 춤이 여원무로, 아직도 한장군 놀이인 자인단오제 때 이 춤을 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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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원무


자인단오제는 신라시대부터 전승된 가장 오래된 전통 민속축제로 중요무형문화재 제 44호로 지정된 경산시 자인면 지역 주민들의 고을 굿입니다. 수호신인 한 장군을 기리는 유교적 제례입니다. 대표적으로 단오날 아침 한장군의 제사를 지내러 가는 행렬로 화려한 장관을 이룬다는 호장굿과, 여원무, 자인팔광대, 계정들소리, 씨름, 그네 등의 다채로운 볼거리와 민속놀이가 행해지는 큰 행사입니다.

이렇듯 계정숲은 향토사적 의미가 큰 곳일 뿐만 아니라 과거 경산시 일대의 나무들을 말해주는 역사적·생물학적 가치를 지닌 자연유적지입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더 아름다운 계정숲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머리 식히며 의미 있는 산책 어떤가요?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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