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사준 대한탐정연합회 대구지회장.

영국의 추리 작가 아서 코넌 도일은 그의 작품에서 세계 최초의 민간탐정을 탄생시켰고, 셜록 홈스는 탐정의 대명사가 됐다. 탐정을 장래희망으로 꼽은 아이들도 많았는데, 대한민국에서는 탐정이 될 수 없다. 법적 근거가 없어서다. 그래서 공인탐정을 허가하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법안 제정 노력도 진행 중이다. 28일 돛을 올리는 대한탐정연합회 대구지회의 수장을 맡은 홍사준(61) 전 대구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에게 공인탐정이 왜 필요한지, 어떤 영역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를 물었다. 그는 “가까운 일본만 해도 6만여 명의 사설탐정이 등록돼 있고 연간 250만 건을 처리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탐정 제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28일 오후 6시 30분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정수상 대한탐정연합회장, 대구지회 회원과 자문위원 등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대한탐정연합회 대구지회를 출범하는 홍 지회장은 “공인탐정은 경찰 영역이나 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국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미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탐정을 법제화하기 위해 이완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인탐정 및 공인탐정업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했다. 우리 협회는 조속한 법안 통과를 1차 목표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생활 침해 소지가 크다”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지적에 대해서는 “탐정은 돈을 대신 받아주거나 심부름을 대신 해주거나 배우자의 뒤를 캐는 흥신소나 심부름센터 종사자가 아니다. 범죄심리학 등 전문지식을 갖추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대로 된 자격을 갖춘 전문인력을 검증하고 허가받은 업체를 관리하는 등 법적·제도적 장치를 갖추면 된다”며 “고용노동부가 미래유망직업 중 하나로 꼽은 탐정은 2만여 개 일자리와 2조 원 규모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홍 지회장은 개인과 기업의 정보, 자료수집, 사실확인 등 민간조사업무를 수행하고, 실종가출인 소재파악, 교통사고조사 등의 영역도 다룬다고 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의 성폭력범죄, 학교폭력도 처리하고, 정보 약자로서 정당한 이해관계가 있는 의뢰인의 피해 복구, 권리구제, 위해방지를 위한 정보 및 사실 조사, 보험사기 범죄 해결과 법률탐정으로서의 재판보강, 민사재판 증거수집 등의 역할도 도맡을 것”이라면서 “나의 경우 37년 간 형사로 근무하면서 지식재산권 분야 등에서 깊은 경험과 지식을 쌓았다. 이런 것들이 탐정 업무에 녹아들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탐정연합회는 지난달 중앙회를 출범한 이후 전국 시·도별 지회를 결성해 활동 중이며, 정수상 중앙회장은 탐정의 활동을 가로막는 신용정보법의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는 내용을 바탕으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으며,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탐정 제도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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