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포스코 등 총수 8명과 ‘靑 호프 회동’…일자리·최저임금 등 다양한 이슈로 2시간 30분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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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해 개최한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종석 비서실장. 연합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 등 기업인 8명과 회동하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신세계, 두산, CJ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참석했다. 관련 기사 3면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역대 정부마다 경제인들 초청하는 식사들을 해왔는데 정부로서는 경제 살리기보다 더 중요한 과제가 없기 때문에 그런 노력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과거에 만남을 보면 한꺼번에 많은 분 하고 만나다 보니깐 만남 자체가 좀 일방적 느낌 들어서, 하고 싶은 말씀 충분히 하실 수 있게 두 번으로 나눴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경제인들께서 충분히 듣고 싶어서 만남을 주어진 각본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고 시간도 제한 없고 굳이 그리고 자료도 없고 편하고 허심탄회하게 얘기 나누자 그런 뜻에서 마련했다”며 “바쁜 시간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가격 잡아 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다”며 부동산 시장 관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호프 미팅이 끝난 뒤 상춘재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제 현안을 놓고 본격적인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이 자리에서 동반성장과 상생협력,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 SK그룹, 두산그룹, CJ그룹 등은 다양한 투자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공유하고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공정경제 등을 설명하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는 ‘일자리와 상생’ ‘최저임금’ ‘비정규직’ 등 최근 우리 경제계를 달군 뜨거운 이슈에 대해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업인들이 경제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 의견을 피력했으며, 문 대통령은 다소 이견이 있더라도 접점을 찾자는 인식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역대 정권에서 열린 재벌총수 간담회가 대통령의 뜻을 기업인들에게 전달하는 ‘일방통행식’이었던 반면 이번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이 기업인들의 말을 주로 듣는 자리가 됐다.

웃음 짓는 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미팅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얘기를 나누며 밝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문 대통령, 구본준 LG 부회장.
연합
특히 중견기업인 오뚜기와 지방 소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주류인 소상공 수제 맥주 업체 ‘세븐브로이’를 공식 만찬주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북·대구 등 지방 중기업들의 경영여건에 대한 정부 지원에 기대를 걸게 한 회동이었다.

이틀에 나눠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 중 첫째 날인 이날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참석했다.

28일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참석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의 이날 청와대 회동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경우 이틀 연속 참석했다. 대한상의가 해체위기에 직면한 전국경제인연합을 대신해 문재인 정부에서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한 것이 아니냐 하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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