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간담회에 초청된 오뚜기 기업과 ‘공식 만찬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중견기업에 불과한 오뚜기를 14대 재벌그룹과 나란히 초청한 것은 새 정부가 대기업 재벌 위주의 정책이 아닌 중소기업에 지원하겠다는 청와대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보고 “함 회장님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god)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고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헌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이라며 “젊은 사람이 아주 선망하는 기업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 기업이기도 한데 나중에 그 노하우도 말씀해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칭찬에 함 회장은 거듭 “굉장히 부담스럽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기업도 국민 성원, 그것이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고, 함 회장은 “더욱 열심히 하겠다. 감사하다”고 밝혔다.

‘피츠’, ‘클라우드’ 등 롯데주류의 맥주가 아닌 공식 만찬주로 청와대가 선택한 건 국내 1호 수제 맥주 기업인 세븐브로이맥주의 ‘강서 마일드 에일’이었다. 강원도 한적한 지방에 있는 공장에서 만드는 제품을 청와대가 만찬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방소재 기업에 활력을 불어올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만찬주로 선택된 것은 중소기업에서 생산하고 사업화한 첫 수제 맥주란 점과 전체 임직원 34명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을 청와대는 강조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2011년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취득한 한국 최초의 수제 맥주기업이다. 강원도 횡성공장에서 프리미엄 맥주 7종을 생산하고 있는데, 최근 지역명을 딴 ‘강서 마일드 에일’(강서 맥주), ‘달서 오렌지 에일’(달서 맥주) 등을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판매하면서 대형유통기업-중소기업 간 상생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신규 인력 채용 규모도 늘려가고 있는 점도 문재인 정부의 정치 흐름과 궁합이 맞는다.

오뚜기도 비정규직 비율이 1.13%에 불과해 대부분 정규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모 기자
김정모 기자 kjm@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으로 대통령실, 국회, 정당, 경제계, 중앙부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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