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연가들 “끊겠다”-“현실적 정책 필요” 분분

담뱃값이 500원씩 인상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부 애연가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금연을 결심하는 등 연말연시를 맞아 금연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유일한 낙인 담배마저 못 피우게 하느냐’며 못마땅한 분위기다.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돼 담뱃값에 부과되는 국민건강증진 부담금이 136% 인상됨에 따라 지방세와 교육세 인상분까지 합쳐 오는 30일부터 모든 담배 가격이 500원씩 일제히 오르게 됐다.

1천500원인 `디스’는 2천원으로, 2천원인 ‘에쎄’, `레종’은 2천500원 등으로 각각 오르게 된다.

담뱃값 인상 소식이 알려지자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박모씨(43 대구시 남구 대명동)는 “내년 목표를 `금연’으로 정했는데 마침 담뱃값도 오른다고 하니 어려운 경제 여건에 조금이나마 지출을 줄이고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기회에 아예 담배를 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루 2~ 3갑씩 피운다는 정모씨(36)씨는 “가족들의 성화도 있고 해서 새해부턴 담배를 끊기로 했다”며 “또 그동안 한달이면 10만원 가량을 담뱃값으로 지출했는데 가격도 인상되는 마당에 그 돈을 아껴 가족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애연가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서모씨(40)는 “직장생활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그나마 담배로 해소해왔는데 담뱃값이 올라 오히려 골치가 더 아파졌다”며 “담배를 줄이는 한이 있더라도 끊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모씨(48)는 또 “흡연의 확산을 막겠다고 담뱃값을 올렸다는데 기존 금연규정도 잘 지켜지지 않는 마당에 이런 반강제적인 방법으로 흡연을 막을 수 있겠는가”라며 “보다 현실적으로 애연가들이 이해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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