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수업·학예발표회 등 과다한 업무
초임 60~70만원선 스트레스 ‘심각’

“하루에 10번도 더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어요.”

포항지역 한 사립유치원 교사 A모씨(24)의 말이다.

전문대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한 A씨는 꿈에도 그리던 유치원 교사의 자리에 섰지만 막상 현실은 이상(理想)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다는 것.

A씨는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 유치원 교사가 되고 싶었다”며 “그러나 막상 되고 나니 과다한 업무량에다 박봉에다 생각과는 너무 다르지만 그만두고 싶어도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때 다른 일을 생각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포항시 교육청에 따르면 포항지역 사립유치원 수는 37곳. 212명의 유치원교사가 교육청에 임용보고된 상태다.

그러나 이들의 초임 수준은 턱없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에 따르면 전문대를 졸업한 유치원 교사가 받는 초임은 60∼70만원정도며 4년제 대학졸업자의 경우는 80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유치원마다 초임수준이 서로 달라 60만원도 채 안되는 유치원도 있어 열악한 업무환경에 비해 월급수준이 턱없이 낮은 것이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유치원은 공개수업과 학예발표회 등 행사가 많아 교사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얼마 전까지 유치원교사로 근무했다는 B모씨(28)는 “전문대를 졸업하고 바로 근무한 유치원에서 초임으로 50만원을 받았다”며 “그 월급을 받고도 행사 준비로 꼬박 일주일은 밤을 새우다시피 하는 바람에 병원 신세를 진 적도 많다”고 말했다.

B씨는 동료교사 중 불면증과 우울증에 걸려 일을 그만 둔 교사도 있고 심지어 자신마저 일을 그만둔 현재까지 신경성 위장장애로 고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일이 워낙 힘들다보니 1년을 못 버티고 그만두는 교사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3년 전 유치원 교사가 됐다는 C모씨(26)는 “학교를 졸업하고 함께 취업했던 친구 5명 중 현재까지 일하고 있는 사람은 나 뿐”이라며 “유아교육을 전공했더라도 워낙 박봉에다 일도 힘들어 다른 일을 하는 친구가 많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월급수준을 생각하면 이 일만큼 힘든 일이 없다”며 “그러나 유아교육법 개정으로 유아교육의 공교육화가 이뤄지면 유치원 교사의 지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