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북적' 황남동 뒷골목…낡은 거리 바군 젊은이들이 발길

옛것과 새것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황리단길 모습.
천년고도 대표 관광지인 대릉원 후문에 위치한 내남사거리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편도 1차선 도로가 요즘 경주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오래된 가게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경주의 대표적인 침체 상권을 이루고 있던 지역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이 도로와 함께 대릉원 돌담길로 이어지는 황남동 골목길이 최근 ‘황리단길’로 불리면서 문화의 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젊은이의 거리 ‘황리단 길’

‘황리단길’은 서울 이태원의 경리단길에서 힌트를 얻어 황남동이 한옥지구임을 고려해 자연스레 불리우고 있다.

이 길은 젊은층에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으면서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고 있다.

황리단길은 봉황로를 마주하며 대릉원 주변 내남사거리 입구부터 시작돼 황남초네거리까지 이어진 약 700m의 도로와 대릉원 서편 돌담길 약 450m를 일컫는다.

이 일대는 과거 황남동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최근 1년여 사이에 서울 경리단길이 부럽지 않은 소위 ‘핫’한 카페와 식당, 책방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대릉원과 한옥마을 바로 인근인 황리단길은 그동안 문화재 보존지역 등으로 건물의 증개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문을 닫은 가게가 눈의 띌 정도로 상권이 침체된 지역이었다.

그러다가 황리단길 양쪽으로 외관은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개성 넘치는 가게가 하나 둘 들어섰다.

경주의 ‘핫’한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한 황리단길.
이러한 모습이 SNS를 통해 퍼지자 관광객들이 넘치는 경주의 새로운 명물거리가 된 것이다.

주말이면 1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반드시 가보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 하면서, 지난해 발생한 지진과 태풍 피해의 아픔은 씻은 듯이 사라졌다.

황리단길은 옛것과 새로운 것이 조화를 이루면서, 유적지 위주의 관광도시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독특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조용한 카페 창가에 앉으면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대릉원을 감상 할 수 있는 경주만의 또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고도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 황리단길

황리단길은 트렌디한 콘텐츠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독특한 상점과 맛집 등 다양한 가게들이 골목 곳곳에 들어서 있어 기성세대는 물론 젊은 층으로부터 특히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일부 가게에는 관광객들이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밖에서 길게 줄을 선 채 기다리는 진풍경도 연출하고 있다.

황리단길에는 빈 자리가 생길때까지 가게 밖에서 기다리는 관광객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으로 인해 황리단길이 위축됐던 경주관광 열기를 다시 불러일으킬 명소로 발전하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황리단길은 지금도 오래된 건물을 지붕과 뼈대만 남겨두고 내부를 현대적으로 꾸미는 작업이 이곳저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요식, 숙박, 소매, 서비스업 등 총 60개 가게가 영업을 하고 있으며, 6개 점포는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한창 공사를 벌이고 있다.

영업 중인 60개 가게 가운데 요식업이 35개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식당, 카페, 브런치, 주점, 제과, 디저트 등 다양한 업종으로 관광객을 맞고 있다.

다음으로는 한옥펜션이 13개 운영 중이며, 선물과 한복대여가 각각 4개, 그리고 서점 2곳, 꽃집과 사진관도 각각 1개씩 들어서 있다.

이곳 가게들은 업종별로 독특한 상호를 내걸고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달팽이식탁’, ‘소소한두두리’와 같은 음식점, 그리고 ‘꼬까입자’, ‘입고놀자’란 한복 대여점을 비롯해 ‘어디에나 있는 서점 어디에도 없는 서점’, ‘책방지나가다’ 서점 등 특색 있는 상호의 가게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가운데 황리단길 공영주차장 맞은편에 자리 잡은 대릉원 흑백사진관은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흑백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대릉원 사진관은 필름카메라, 흑백 사진, 구형 텔레비전, 타자기 등 옛 소품으로 가게를 꾸며, 관광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삼덕마켓은 인테리어 소품에서부터 장난감, 추억의 불량식품, 도서까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잡화를 판매하는 감성 잡화점이다.

다육식물과 선인장, 드리이플라워, 엽서, 그리고 각종 애니매이션에 등장한 캐릭터 소품 등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센스 있게 진열한 가게를 들른 관광객들은 특별한 추억을 느낄 수 있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황리단길에는 특색있게 꾸민 가게가 많이 들어서 있다.
△‘핫 플에이스’의 명암

황리단길이 경주 관광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자 경주시는 관광객들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도록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황리단길 일대가 차량들로 뒤엉키면서 큰 혼잡을 빚자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주말의 경우 내남사거리에서 좌우회전 하려는 차량들이 인도도 없는 1차선 좁은 도로에 끝도 없이 줄지어 서면서 불법주차 한 차량과 관광객들이 뒤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골목길인 대릉원 돌담길도 차량이 교행을 할 수 없도록 이중주차를 한 차량들로 인해 관광객들이 이리저리 피해 다닐 정도로 사정은 마찬가지다.

관광객들이 인도가 없는 도로를 거닐며 황리단길에 들어선 다양한 종류의 가게를 둘러보고 있다.
경주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일방통행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기존 주민들의 교통불편이 우려돼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가게 매매가나 임대료도 ‘핫 플레이스’가 낳은 새로운 문제다.

현재 이 거리에 있는 가게들의 매매가는 과거 평당 2~300만 원하던 것이 지금은 1천만 원이 넘을 정도로 크게 올랐다.

임대료도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1~2천만 원에 월 100만 원 정도로 기존보다 5~6배 수직 상승했다.

경주시는 이러한 황리단길이 오랫동안 무너지지 않고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주민 및 상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

황기환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