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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태 전 검찰총장

鶴飛天末舞雲端 (학비천말무운단·학이 하늘 끝에 날아 구름자락에 춤추며)
萬里乾坤一眼看 (만리건곤일안간·만리건곤을 한눈에 굽어보는 도다)
聲送九宵秋月下 (성송구소추월하·구천의 가을 달밤에 한소리 떨치나니)
孰能捉得繫籠間 (숙능착득계농간·뉘라서 감히 이를 새장 속에 가둘 수 있으리오)


정관 일선 스님은 15세에 출가하여 평생 가난을 벗하며 수행에 매진하여 청허 휴정의 법을 받았다. 사명 유정, 편양 언기, 소요 태능과 함께 청허의 4대 제자가 되었으며, 임성 충언 등 많은 제자를 길러 정관문파를 이루었다.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승려들이 의승군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하여 승려의 본분이 아니라고 하면서 선풍이 그칠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는 당시 승병 활동의 부작용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계율을 지키며 수행하여 부처의 혜명을 이어야 할 승려들이 전쟁터로 나가 수행하는 이가 드물고, 그나마 돌아온 승려들도 세속의 물이 들어 수행이나 계행을 등한시하는 것을 크게 우려한 것이었다.

스님은 사명에게 편지를 보내 승려의 거취는 세속과 달라야 한다면서 왜적이 물러갔고 큰 공을 세웠으므로 즉시 납의를 다시 걸치고 반야의 산에 오르길 당부했다. 그러나 사명이 선조의 명으로 강화를 맺기 위하여 일본으로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공을 세워 무사히 귀국하길 바라는 편지를 보내는 한편 관세음보살전에 사명이 불가사의한 가피를 입어 적의 소굴에서 무사히 벗어나길 기원하는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가 얼마나 사명을 아꼈는지 절절히 느낄 수 있다.


이 시는 보은태수에게 그의 취임을 축하하며 탁월한 능력으로 사회 안정에 크게 기여하길 축원하는 내용이다. 기개가 장대하고 뜻이 호쾌하여 일개 태수가 받을 것이 아닌 것 같지만 그런 기개로 고을을 다스려 주길 바라는 취지의 시이다. 단숨에 하늘 끝까지 날아올라 천지를 한눈에 내려다보면서 큰소리 한 번으로 천하의 소음을 잠재우니 감히 누가 이를 막을 수 있을까. “묵은해는 오늘 밤에 가고 새해는 내일 올 것이다? 歲今宵盡(세금소진) 新年明日來(신년명일래)”

김진태 전 검찰총장
서선미 기자 meeyan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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