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한 평생 칠십 종이 넘는 벌레와 열 마리 이상의 거미를 삼킨다 한다 나도 떨고 있는 별 하나를 뱃속에 삼켰다 남들이 보면 부리 긴 새가 겁에 질린 무당벌레를 삼켰다 하리라 목 없는 무당개구리를 초록 물뱀이 삼켰다 하리라 하지만 나는 생쥐같이 노란 어떤 것이 숙변의 뱃속에서 횟배를 앓게 한다 하리라 여러 날 굶은 생쥐가 미끄러운 찜밥통 속에서 엉덩방아 찧다가 끝내 날개를 얻었다 하리라




감상)물들지 못한 단풍 위로 찬바람이 간다. 나무는 제법 큰 몸부림으로 바람을 밀어낸다. 나무에 닿지 못한 바람이 허공을 휘돌다 다시 나무에게로 간다. 공중에 휭휭 칼부림이 인다 나무가 바람을 밀어내는 동안 얼마간의 웃음소리가 지나갔고 누군가의 침묵이 스쳐갔다. 우리가 먹고 사는 일이 그러할 것이다.(시인 최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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