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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윤환 문경시장
1896년 선교사 헐버트(Homer Hulbert·1863~1949)에 의해 세계 최초로 아리랑 가사가 채록되고 오선지에 악보가 그려졌다.

후렴구 가사에 “문경새재 박달나무 홍두깨 방망이 다 나간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헐버트는 반드시 이 후렴구를 부르고 다음 가사를 부른다고 했다.

그리고 조선인은 개사(改辭)의 천재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중요한 후렴구에 어떻게 해서 문경새재와 박달나무가 들어가게 되었을까? 헐버트는 분명히 이 노래는 지금으로부터 삼천오백일 이전에 유행하던 노래라고 했다.

그때는 경복궁 중수가 끝난 이후로서 삼남에서 올라온 수많은 청장년이 서울로 올 때 넘어왔던 그 문경새재 고개를 넘어 각자 고향으로 돌아간 이후였다.

그렇다. 그들이 돌아가고 난 자리에 노래가 남았던 것이다.

그 남아 있는 노래 중 문경새재가 들어가는 가사가 가장 많이 불려 졌던 모양이다.

우리의 아리랑은 이렇게 기록되어 널리 퍼져 나갔고 각 지역으로 돌아간 경복궁 중수의 주역들이 그 노래를 그들의 고향에 돌아가 불렀던 것이다.

헐버트에 의해 아리랑이 채보 된 지 올해로 만 121년째이다.

비록 한 세기는 지났지만, 아리랑의 정신과 노랫가락만큼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또한 변하고 있다.

문경시에서는 아리랑 노래를 전승하고 계승하는데 머물지 않고 2015년 12월 아리랑도시를 선포하고 우리나라 아리랑 허브 지역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08년부터 아리랑제를 개최해 올해 10회째 행사를 맞이하게 되었고, 전국에 흩어진 모든 아리랑 가사를 수집 후 분류·선별한 1만68수의 가사를 전통한 지에 백 명의 국내 최고의 서예가들이 정성스럽게 한글서예로 다 썼다.

이후 도록(圖錄)으로 출간하여 세상에 보급하고 원본은 문경새재에 있는 옛길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아리랑을 통해 통일의 씨앗을 마련하고 민족의 디아스포라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다.

특히 올해 9월 러시아 사할린에서 개최되는 아리랑제에 참가하여 우리 민족의 아리랑이 지역과 시대를 넘어 흐르고 있음을 확인했고 내년에는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들의 아리랑을 한 자리에 모아 함께 부르는 아리랑제를 계획하고 있기도 하다.

그 시작으로 올해 열 번째 개최되는 아리랑제에 전국의 모든 아리랑 전승자들을 초청해 함께 부르는 아리랑 자리를 마련했다.

‘팔도아리랑, 문경으로 모여 든다’는 주제 아래 아리랑 워크숍, 아리랑퍼레이드와 경창대회, 팔도아리랑, 그리고 전국 최초로 시도하고 있는 아리랑 민화, 만화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아리랑의 삼대 정신이 저항, 대동, 상생이라 한다.

아리랑은 결국 상생을 하기 위해 아리랑을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역 간에 상생하고 나라 간에 상생하고, 민족이 화합하고 상생한다면 이 얼마나 좋은 대동 세상이 되겠는가?

아리랑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다.

여럿이 함께 우리가 되었을 때 기쁨은 배가 될 것이고 슬픔은 반으로 줄 것이며 우리 민족을 비추는 빛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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