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팀 액추에이터 개발

▲ 포스텍 박문정 교수
포스텍 연구팀이 파리지옥처럼 2개의 자극을 조사해 그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액추에이터(인공근육)를 개발했다.

특히 움직임을 멈추고 있는 동안 전력을 전혀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액추에이터는 다른 액추에이터의 수십~수백배까지 전력을 줄일 수 있으며, 소형 배터리 하나만 가지고도 엑소수트(Exosuit)와 같은 웨어러블 기계의 구동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포스텍 화학과 박문정 교수·통합과정 김승제씨는 식물 뿌리나 잎이 보이는 자발적인 굽힘 및 부피변화를 모방, 전력공급 없이도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고분자 액추에이터를 개발, 소재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16일자 표지논문(Backcover)으로 발표했다.

의수나 인공근육에는 움직임을 구동시킬 기계가 필요한데, 바로 이 기계를 액추에이터라고 부른다. 몸에 부착해 환자들의 움직임을 돕는 웨어러블 기계나 인공근육, 섬세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의료로봇 등에는 전력이 적게 소모되면서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지난해 뇌졸중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해 개발된 하버드대의 ‘엑소수트’는 획기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을 모았지만, 구동기가 소프트하지 않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을 요하는 모터나 기어와 같은 부피가 큰 부속부품 때문에 ‘입을 수 있지만 입을 수 없는’ 기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식물 뿌리가 환경 변화에 맞춰 부피를 변화시키는 원리를 모방, 빛과 전기에 의해 활성화되는 이중층 구조의 고분자(LEAP)를 이용해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이 액추에이터는 기존의 전기감응성 액추에이터에 비해 변형률이 350%나 증가했으며, 기존 액추에이터 보다 3배나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액추에이터에 주목해야 할 점은 전원을 공급하지 않을 때에도 파리지옥이 스스로 덫을 닫아 잠그는 것처럼 빛과 전기신호를 받으면 자동으로 움직임이 잠기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액추에이터는 전력이 없어도 물체를 잡은 채로 유지할 수 있으며, 소비전력도 수 mWh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전기감응성 액추에이터의 소비전력이 수백 mWh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액추에이터가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표면에 도마뱀 발바닥처럼 마이크로 패턴을 도입, 변형률을 2배나 늘리고, 물체의 표면에 잘 달라붙는 성질 또한 구현했다. 이 결과는 액추에이터가 더욱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음은 물론 표면을 이용한 특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박문정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자들은 전기감응성 고분자 액추에이터의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해 구동전압을 낮추려고 했지만, 식물의 뿌리나 파리지옥의 이중층 구조를 모사함으로써 소비전력을 낮출 수 있었다” 며 “이 연구는 마이크로 로봇은 물론 소프트 로봇, 의료 로봇, 웨어러블 로봇, 생체 모방형 기기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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