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전 승려화가가 그린 작품…"1950∼1960년대 유출 추정"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청도 운문사 칠성도’ 공개행사에서 사람들이 불화를 감상하고 있다. 조계종과 운문사는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활동한 수화승인 하은 위상의 불화 ‘칠성도’를 지난 3월 미국 경매에서 낙찰 받아 환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불화는 특별공개 행사 후 운문사에 봉안될 예정이다. 연합
미국으로 반출됐던 19세기 조선불화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가 고향으로 돌아왔다.

청도 운문사는 경매를 통해 돌아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七星圖)’ 한 점을 이달 말까지 일반에 공개 중이라고 밝혔다.

29일까지 대웅전에서 임시 전시 후 8월 17일(음력 7월7일) 봉안식을 열 계획이다.

운문사 주지인 진광 스님은 “칠성각에는 다른 불화가 있어서 바로 봉안하지는 못하고, 음력 7월7일에 맞춰 봉안식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칠성도는 북두칠성을 비롯한 하늘의 별들을 형상화한 칠성신을 그린 불화로, 18세기 이후에 특히 유행했으며 보통 칠성각에 봉안됐다.

청도 운문사 칠성도는 모두 9폭에 나누어 그려졌고, 이번에 공개된 불화가 그중 한 점이다. 나머지 그림들은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번에 돌아온 이 불화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 2월 해외 경매에 나온 우리 문화재를 검색하는 과정에서 존재가 알려졌다. 재단은 출품 사실을 조계종과 운문사에 알렸고, 이 기관들은 함께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후 조계종과 운문사는 3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경매에서 불화를 낙찰받았으며, 그림은 지난 11일 국내에 들어와 13일 공개됐다.

이날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장인 종민 스님은 “불화의 보존 상태가 매우 좋다”며 “문화재가 제자리를 찾고 신앙적 가치가 회복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돌아온 청도 운문사 칠성도에는 그림에 관한 정보가 담긴 화기(畵記)가 남아 있다. 화기에는 불화가 운문사에 봉안됐고, 작자는 19세기 후반 경상도에서 활동한 승려화가 위상(偉相)과 봉전(奉典)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림의 크기는 가로 74.3㎝, 세로 129.5㎝이며, 150년 전인 1868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계종 관계자는 “상하 2단 구도로 나눠 위쪽에는 병풍을 배경으로 가부좌한 칠성여래를 배치하고, 하단에는 연꽃대 양옆에 권속을 묘사했다”며 “안정된 구도와 가볍고 화사한 색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화 위쪽의 주홍색 그림 무늬가 1868년 제작된 운문사 관음전 관음보살도의 무늬와 일치해 당시 불화를 중수할 때 같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932년 3월 고시된 조선총독부 관보의 운문사 성보대장에 칠성도가 등재돼 있다”며 “유출 시기와 이유는 특정할 수 없으나, 한국사회 혼란기였던 1950∼1960년대에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관계자는 “운문사 칠성도 한 점이 나온 만큼 다른 그림의 소재도 확인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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