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동 보훈회관 노후화 심각···현충시설도 뿔뿔이 흩어져
통합 보훈기관 건립 가속도···안보기념관 추진 여론도 비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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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89년 지어진 포항보훈회관이 노후화와 공간 협소로 조속한 확장 이전 목소리가 높다.
포항여중 학도병 전투 등 6.25전쟁 주요 전투가 벌어진 호국 도시이자 경북 최대 도시로 참전 유공자와 보훈 가족이 많은 포항의 보훈 위상에 걸맞은 통합 보훈회관 건립 가속도는 물론 안보기념관 추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지역 보훈계에 따르면 포항시 북구 덕산동 현 포항보훈회관은 지난 1989년에 부지 600㎡(180평)에 3층 건물로 지어져 30년 가까이 지나 노후화가 심하고 중앙경로당 등 다른 기관·단체와 함께 사용해 공간이 협소하다.

이에 따라 포항 지역 11개 보훈단체 중 상이군경회 포항시지회 등 3개 단체만 입주해 있고, 6.25참전유공자회 포항시지회·고엽제전우회 포항시지부 등 나머지 8개 단체는 각기 다른 장소에 건물 임차·자체 건물 등 보금자리를 마련해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태다.

11개 보훈단체에 유공자 2만여 명, 보훈 가족 4만5000명으로 추산되는 포항시에 보훈단체가 남·북구 곳곳에 산재해 구심점 공간이 없어, 호국기념행사 등에 단체간 유기적 협력과 뜻을 모으기 어렵고 희생을 통해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한 유공자 본인·상이 군경·미망인과 가족 등의 공로 선양, 안보의식 함양에 장애가 있다는 것.

특히 청송·영천·청도 등 도시 규모가 포항보다 훨씬 적은 경북의 다른 시·군들도 최근 수년간 보훈회관·보훈복지회관 준공을 완료했거나 부지·예산 확보를 마친 것에 비해 포항은 이제 1억2500만 원의 시설준비자금을 확보해 용역·설계준비 작업을 하는 중이어서 그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

통합 보훈회관과는 별개로 6.25전쟁 낙동강 전선 격전지인 칠곡 다부동 전투를 등을 기념한 칠곡호국평화기념관 관광 명소화를 본받아 이에 못지않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포항에도 가칭 안보기념관·전쟁박물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은 호국평화탑·전적기념관·전투 가상체험관(VR)을 완비해 500억여 원을 들여 지난 2015년 개관했다.

이 곳은 최근 현충일을 맞아 올 하루 최대 관람객인 3261명이 방문했고, 누적 관람객은 50만 명을 눈 앞에 두며 학교·단체 관람이 이어져 호국안보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기념관 측은 기존 칠곡보 생태공원, 인근 꿀벌나라테마공원과 더불어 낙동강 양안에 마련된 각종 문화관광명소가 서로 조화롭게 연계돼 방문객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경산시도 조국을 위해 희생한 참전용사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시민의 애국정신과 안보의식 함양과 역사교육의 장 마련을 위해 현충공원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병대가 둥지를 튼 포항도 포항여중 학도군 전투·기계지구 전투·형산강 도하작전 등 역사적 의의가 있는 전투가 다수 벌어졌고, 인근 경주 관광 단지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호미곶해맞이공장 등 관광지도 풍부해 기념관 건립 적지이지만 충혼탑·전적비·위령탑 등 소규모 현충 시설이 흩어져 있을 뿐 이를 통합할 만한 공원·기념관 급의 대형 시설은 없다.

앞서 지난 2008년 낙동강 방어 전투를 기리기 위한 호국평화벨트 조성 사업에 칠곡·영천 등은 포함됐지만 포항은 빠졌었다.

윤한우 포항시 통합보훈회관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국가를 희생한 보훈 가족을 위로하고 둥지가 될 통합보훈회관의 조속한 건립이 절실하다”며 “또한 안보·반공의식 고취와 자유 민주주의 수호 등 호국 정신을 기념하고, 관광 자원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호국기념관 건립을 위한 기금 조성을 위해 참전 전우·시민 서명과 범시민운동 등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통합 보훈회관 추진에 대해 보훈 단체와 깊은 공감을 하고 있으며 위치와 규모 등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며, 조만간 새로 구성되는 시의회에 이 사항에 대해 보고를 할 예정”이라며 “또 최근 학생 등 관람이 크게 늘고 있는 전국 유일 포항 용흥동 학도의용군전승기념관 리모델링 등 총 10억 원을 들여 호국문화의 길 조성사업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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