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스에 속해있던 데 헤아는 스페인 프로 축구 2부 리그인 세군다 디비시온에 속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B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9월 30일 당시 19살의 나이로 FC 포르투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에 부상을 당한 로베르토와 교체 투입됐으며, 그로부터 3일 후 홈구장에서 있었던 레알 사라고사와의 경기에서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했다.

2015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대구 FC골키퍼 조현우를 국가대표팀에 발탁했다. 당시 조현우는 첼린지(2부 리그) 선수로는 유일하게 국가대표팀에 선발됐다. 당시 조현우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국가대표가 됐다며 국민에게 인정받는 골키퍼가 되겠다고 했다. 조현우는 이처럼 2군 선수에서 일약 유명선수로 데뷔한 것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명 골키퍼 데헤아와 닮았다. 조현우의 방어력 또한 데 헤아를 방불케 할 만큼 뛰어나다. 이 때문에 조현우는 ‘대구 대 헤아’, ‘팔공산 데 헤아’로 불린다.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예선 1차전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대구 데 헤아’는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몸이 무거워 보였고, 패스는 부정확했으며 특유의 투지도 부족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막아 낸 조현우의 선방쇼는 눈부셨다. 조현우는 비록 후반 20분 비디오판독(VAR) 끝에 주어진 상대 페널티킥까진 막아내지 못하면서 0-1 패배의 쓴맛을 봤지만, 그에 앞선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나온 올라 토이보넨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막아내는 등 이날 활약은 경기를 지켜본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 잡기에 충분했다.

경기 종료 후 영국 BBC는 양팀 통틀어 최고 평점(7.48)을 매기며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고, 영국 축구전문 매체 HITC는 리버풀 팬들의 “조현우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조현우는 스웨덴전에서 보인 강렬한 활약에 자신의 별명 ‘데헤아’를 따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와 견줄 만한 세계적인 선수로 일약 떠올랐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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